이찬희 "공수처 '정치적 논리'로 흔들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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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1-02-1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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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 퇴임 인터뷰

  • "공수처 향한 정치적 셈법 배제해야"

  • "검찰 출신 한 식구…공수처가 수사"

지난 9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는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사진=대한변호사협회 제공]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정치적 논리'로 흔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향후 공수처 수사 과정에서 이른바 검찰 제 식구 감싸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끝까지 수사해 환부를 도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장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대한변협 회관에서 진행된 아주경제 인터뷰에서 공수처는 독립성과 중립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정치적 논리가 개입됐던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상황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공수처는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가장 보장돼야 하는 기관"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추천위원은 매번 "요구할 수 있는 자료보다 훨씬 더 많은 자료를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검증을 위해서 필요한 자료라면 인정하고 받아들이겠지만, 사실상 반대를 위한 반대나 회의 지연을 위한 자료 요구였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 추천위원들은 헌법재판소에서 근무 중인 김진욱 현 공수처장을 필요에 따라 그 자리로 직접 불러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회장은 임시방편으로 휴대전화 스피커폰으로 궁금한 것을 물어보자고 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결정적으로 문제라고 생각한 것은 회의가 진행되고,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국민의힘 추천위원은 '본인이 아는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서 회의 진행 상황을 알렸다"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당시 회의 안건을 정리해 나가자고 얘기했던 이 회장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을 국민의힘에서 여당 입장과 같이한다는 취지로 언론에 공표했다는 것.

그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정치적 셈법이 있었던 것을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 진행될 공수처 검사 선발을 위한 인사위원회에서는 정치 대리인이나 정치에 물든 사람들은 빠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위는 △처장 △차장 △학식과 덕망이 있고 각계 전문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서 처장이 위촉한 사람 1명 △여당 교섭단체 추천 인사 2명 △야당 교섭단체 추천 인사 2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공수처가 출범은 했지만, 여전히 '검찰 제 식구 감싸기가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서 이 회장은 "공수처는 환부를 도려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스폰서 검사 특검에서 특별수사관으로 참여해 수사할 당시 상황을 복기하면서 그는 공수처장과 차장이 비검사 출신인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 회장은 "검찰 출신은 현직 검사나 전관 변호사나 다 하나"라며 "그것이 부패의 온상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를 검사에게 맡기니 덮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공수처장과 차장이 균형과 중립성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공수처가 무력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흔들기를 하면 절대로 안 된다고 재차 당부했다. 이 회장은 공수처 출범에 대한변협이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회고했다.

지난 2019년 1월 대한변협 회장으로 당선돼 2년간 전국 3만여명 변호사들의 수장이자 법조 삼륜의 한 축을 이끌었던 이 회장은 오는 22일 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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