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청년 체감실업률 27.2%, 역대 최고 또 경신
  • 일본, 10년간 청년층 취업난 심화 '잃어버린 세대' 전락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사진=아주경제DB]

“청년층의 취업 빙하기가 장기화하면 취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술, 지식, 경험을 쌓을 기회를 잃게 된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이른바 일본판 잃어버린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우리 사회에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다.”

‘제로이코노미’의 저자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 취업난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20~30대 청년들이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 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과거 일본의 청년들처럼 '잃어버린 세대'를 경험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나온 지적이다.

일본은 1990년대 초부터 부동산 및 증시 거품이 꺼지면서 청년층이 극심한 취업난을 겪었다.

당시 20~30대 일본 청년들은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한 뒤 처우가 낮은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했다. 일부 청년들은 아예 구직 활동을 포기하고 실업자 신세가 됐다. 이러한 청년 고용 부진이 10여년간 지속되면서 이들은 소위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했다. 이후 일본 사회는 청년 실업난 해결이 큰 사회적 화두가 됐고, 현재도 일본 사회의 부담으로 남았다.

실제 최근 고용 지표를 보면 우리나라 청년들이 ‘한국판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364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만4000명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였던 1999년 2월(-32만2000명) 이후 가장 감소 폭이 컸다.

이중 고등학교나 대학을 갓 졸업한 20∼29세 청년들의 취업자 감소 폭이 25만5000명으로 두드러졌다. 1월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도 45.4%로 2.3%포인트 감소했다.
 

실업급여 관련 창구 업무를 기다리고 있는 구직자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청년층의 고용률은 41.1%로 전년 동월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반면 실업률은 9.5%로 1.8%포인트 상승했다.

청년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 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7.2%로 전년 동월 대비 5.8%포인트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청년층 체감실업률이 26.0%로 역대 최고였는데 또다시 경신했다.

체감실업률은 기존 실업률이 노동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통계청이 잠재경제활동인구를 넣어 계산한 고용보조지표를 말한다.

지난해 경제 활동에서 이탈한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에서도 연령계층별로 보면 청년층의 증가 폭이 컸다. 지난해 12월 기준 20대는 증가 폭이 11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1%, 30대는 5만5000명으로 25.0% 각각 증가했다.

청년들 대부분은 그냥 쉰 이유로 재학, 수강 등을 꼽았다. 취업난에 대학 졸업을 미루거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많은 것도 이유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아예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처럼 청년들의 취업 시기가 늦어지면 일자리와 함께 임금 양극화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보고서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을 통해 첫 취업이 1년 늦을 경우 같은 연령의 근로자에 비해 향후 10년 동안 임금이 연평균 4∼8%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실제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 청년층 취업난이 심각했고, 첫 취업이 늦어지는 등 고용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10년 이상 갔다”며 “당분간 청년들 간 고용 형태에 따른 정규직-비정규직 차이, 입사연도에 따른 임금 격차 등이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이 코로나19 사태로 고용 부진이 심화되면서 최대 피해자로 청년층을 꼽았다. 코로나19 사태로 고용 취약계층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임시·일용직이 직격탄을 맞았는데 이 중 아르바이트, 파트타임을 하는 청년 일자리 피해가 컸다는 지적이다.

OECD와 KDI는 지난 8일 합동 보고서 ‘한국의 포용성장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위기의 최대 피해자인 젊은층은 다시 한 번 위험에 직면했다”며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면서 청년층 고용 피해가 더 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기술과 지식, 경험 등을 축적하지 못한 채 나이가 들면 경쟁력이 떨어져 저임금의 질 낮은 일자리에 머물거나 잦은 실업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청년들의 고용 시장 진입이 늦어지면 미래에 국가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정부는 다음 달 고용 취약계층 중에서도 청년·여성의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면서 “정부는 인턴 등 단기 청년 일자리 보다 민간 기업에 인센티브를 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는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도 “최근 몇 년간 제도변화로 많이 늘어난 노동비용과 노동 경직성으로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 문제를 탄력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재정 투입도 신기술로의 산업 전환에 맞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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