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쌍용차] P플랜 '안갯속'...산은·HAAH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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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1-02-0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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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의 유력 인수 후보인 HAAH오토모티브 홀딩스가 'P플랜(사전회생계회생제도)'에 대한 최종 결정을 미루며, 산업은행의 지원을 요구했다. 산은은 잠재적 투자자가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쌍용차는 P플랜 돌입을 위해 사활을 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최대현 산업은행 선임 부행장은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잠재적 투자자(HAAH오토모티브)는 1월 중순 이후 쌍용차 자료 제출이 늦어짐에 따라 P플랜에 대한 최종 의사 결정을 못 하고 출국했다"고 밝혔다.

쌍용차의 구체적인 회생 계획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HAAH오토모티브가 P플랜 동의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HAAH오토모티브 측은 애초 지난달 22일까지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 등과의 협상을 끝내고 출국할 예정이었다.

P플랜은 채무조정을 강제할 수 있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와 신규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워크아웃을 혼합한 구조조정 방식이다. P플랜에 돌입하려면 채권자 절반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P플랜 돌입을 위해서는 주채권자인 산은의 동의가 필수다. 

이번 P플랜에는 감자를 통해 대주주인 마힌드라 지분율(현재 75%)을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가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HAAH오토모티브는 산은에 자신들의 투자금과 비슷한 규모의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산은은 잠재 투자자가 없고, 검증 가능한 회생계획안 없이는 P플랜을 승낙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쌍용차의 10년간 누적적자가 1조원이 넘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지속 가능한 경영 계획을 마련하라고 압박했다. 

업계에서는 최대한 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HAAH오토모티브와 '무조건 지원할 수 없다'는 산은 간 줄다리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가 P플랜 돌입에 사실상 동의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HAAH오토모티브가 P플랜 준비를 인지하고 출국한 상태이며, 계약서 초안을 가지고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투자계획이 결정되고 회생계획안이 마련되면 산은과도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이번달 사전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4월 말까지 P플랜을 끝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생계획안에는 투자 및 사업계획을 포함해 임직원 자구 노력 등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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