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도 말린 배터리 소송···LG에너지와 SK이노 막판 합의 이뤄지나

정세균 국무총리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소송전과 관련해 빨리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양사는 각각 원만한 합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요청에 답했다. 조만간 배터리 소송의 최종 판결이 확정되기 전 막판 합의 가능성에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지동섭 배터리 사업대표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지금까지의 모든 소송 과정에 성실하게 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오늘 국무총리께서 배터리 소송에 크게 우려를 표한 것은 국민적인 바람이라고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별도의 입장문을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원만한 합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정 총리의 요청에 답변했다.

이날 정 총리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한국의 대표기업들인 LG와 SK가 3년째 소송 중인데, 소송 비용만 수천억원에 달한다고 한다"며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킨다"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양사가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 미래가 앞으로 크게 열릴 'K-배터리'가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큰 세계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을 빨리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사는 2019년 4월부터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 특허침해 소송 등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다음달 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앞서 ITC는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를 결정했다. 만약 최종 결정에서도 이 같은 판결이 유지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내 배터리 사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때문에 정 총리가 원만한 협상을 요청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도 그동안 물밑에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양사가 각각 주장하는 배상금의 규모가 차이가 큰 탓에 쉽게 합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정 총리가 이례적으로 민간 기업의 소송을 언급한 만큼 양사의 협상이 힘을 받을 수 있다"며 "ITC 최종 판결이 며칠 남지 않은 만큼 양사도 마지막 협상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백승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