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고사위기' 수제맥주 업체는 어떻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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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입력 2021-01-2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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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산업2부 차장[아주경제DB]

지난해 52년 만의 주류세 개정으로 국내 수제맥주 업계가 모처럼 만에 웃었지만 실제 '빈익빈부익부'라는 양극화에 업체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소매(편의점) 유통채널 확보에 성공한 업체는 승승장구 했고, 전문펍 중심으로 하우스맥주에 공을 들이던 소규모 업체는 '고사위기'에 내몰린 것.

국세청과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633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며, 향후 5년간 연평균 30%씩 성장해 2024년에는 40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1~5위 매출을 올리는 수제맥주 업체는 GS25와 CU,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에 입점하면서 판매량이 급상승 했다.

‘곰표 밀맥주·말표 흑맥주·유동골뱅이맥주’ 등 이름난 들어도 청량감이 입안을 가득 채우는 메가 히트작도 여럿이다.

‘위트에일과 펄롱에일’ 등이 편의점 판매 1~2위에 올랐던 제주맥주는 업계 최초로 올해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할 만큼 성장세를 달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이른 바 '전문펍' 시장은 전멸 중이다. 

업체가 영세해 편의점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곳은 경영난이 가속화 하고 있고, 일부는 사업을 접은 곳도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 측은 국내에 있는 154개 수제맥주 업체 중 사실상 소규모인 100여개 이상의 업체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틈새를 파고드는 대기업의 수제맥주 시장 침투에도 우려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정부가 소규모 업체들의 줄도산을 막고, 수제맥주의 본래 취지인 제품 다양성을 살리기 위해 지역 수제맥주 업체에 구제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시적으로나마 '온라인 판매 허용' 등의 출구를 열어주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물론 '돈 되는 사업'이라는 기약 없는 환상에 빠져 우후죽순으로 난립했던 모든 업체를 구제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질 좋은 수제맥주 공급'이라는 장인 정신을 지키면서도 업체 스스로 희소가치가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만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전제조건이 뒷받침 돼야 한다.

무엇보다 업체 스스로 '맛 있고, 잘 팔리는' 명품 수제 맥주를 만들기 위해 더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 지원 역시 주먹구구식이 아닌 타 업체와의 형평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지원안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존폐 위기에 놓인 지역 소규모 수제맥주 업체를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정부 지원이 절실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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