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도 움직이는 개미] 환율 하락 막으며 `삼천피’ 버팀목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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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입력 2021-01-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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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학 개미들이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이제 코스피 3000 시대를 연 국내 증시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일단 지난해 후반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가 연말 이후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이후 나타난 가파른 원화 강세가 외인들의 순매도 전환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국내 증시에서 6조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12월 초 환율이 1080원 선까지 곤두박질친 뒤로는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은 12월에는 국내 주식을 2조6880억원 순매도했고, 올해 들어서도 현재까지 누적으로 소폭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외국인들이 완전히 국내 증시에서 등을 돌렸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서학 개미들의 해외 주식 매수가 원화 강세를 완화시켜 주면 외인들의 복귀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환율은 현재 1100원 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여기에다 환율과 수출 간 상관관계를 고려하면,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수출 기업들의 해외 시장 경쟁력이나 실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던 국내 수출 업체들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물론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원화 자산 약세라는 점에서, 또 전체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분위기가 나타난다고 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큰 틀에서는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여건은 아니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외 경제 여건과 증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원화 강세가 주춤해진 것이 현재로는 국내 증시에 나쁠 게 없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환율에 따른 주식시장 영향은 크게 외국인 수급과 기업이익 측면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출이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이 그나마 1100원 부근에서 안정을 유지한다면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외국인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은 두고 봐야 하겠지만 환율이 오르면서 전반적으로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까지 외환시장에서는 중장기적인 달러화 약세 전망이 우세한 만큼 원∙달러 환율이 다시 아래쪽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역대급 돈풀기가 지속될 것으로 널리 예상되는 데다 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많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환율 하락의 배경이 달러 약세라면 국내 증시에 큰 악재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총괄팀장은 “최근의 달러 강세나 환율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환율을 시장에 맡기겠다고 했는데 시장의 방향은 달러 약세쪽”이라면서 “환율이 다시 하락한다면 기업들의 채산성 문제가 불거지기는 하겠지만 글로벌 자금 이동의 측면에서 보면 달러 약세 국면에서는 미국 이외의 시장들이 선호된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성과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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