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북·미 관계 향방은?…北 김정은, 바이든 공식취임에도 無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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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1-2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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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 바이든, 역대 최고령 美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

  • 北 김정은, 바이든 언급없이 '총비서' 서신외교 중

  • 바이든, 취임연설서 북한 언급없이 동맹회복 강조

  • 바이든 '대북' 발언 전까지 김정은, 침묵 유지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FP·연합뉴스(왼쪽),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 마무리 이후 특별한 공개 행보 없이 서신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여전히 무반응으로 대응하고 있다.

2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와 라오스 인민민주주의공화국 주석에게 ‘노동당 총비서 추대 축전’에 대한 답전을 보냈다. 또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에게도 답전을 보내며 양국 우호 관계를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응우옌 주석에게 보낸 답전에서 “총비서동지의 진심으로 되는 따뜻한 축하와 축원은 당 제8차 대회 결정관철에 떨쳐나선 우리 당과 인민을 힘 있게 고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새로운 높은 단계에 올라선 우리 두 당, 두 나라 인민들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협조관계가 2019년 3월 총비서동지와 이룩한 합의 정신에 맞게 앞으로도 사회주의 위업 수행을 위한 공동투쟁 속에서 끊임없이 강화 발전되리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제8차 당 대회에서 노동당 총비서직에 올라 ‘김정은 1인 체제’를 공고히 했다. 김 위원장의 총비서 추대 소식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 친선국가 중 제일 먼저 축전을 보내 축하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자로 보낸 답전에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우리 당 제8차 대회에 제일 먼저 축전을 보내온 데 이어 총서기 동지가 또다시 제일 먼저 축하를 보내온 것은 나와 우리 당의 전체 당원들을 깊이 감동시켰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 맺은 ‘동지적 우정’을 더없이 귀중히 여길 것이라며 북·중 친선을 공고·발전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에 마무리된 8일간의 제8차 당 대회와 열병식 등 기념행사 참석, 당·내각 관료 등과의 기념촬영 등의 일정을 소화한 김 위원장의 추가적인 공개활동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국시간 기준으로 이날 새벽 공식적으로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없는 상태다.

김 위원장은 제8차 당 대회에서 집권자가 누가 되는지 미국은 북한의 ‘최대 주적’이라고 표현하며 ‘강대강, 선대선’의 대미(對美) 전략을 내놓은 바 있다. 이는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그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선택지를 넘긴 셈이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연설에 따라 북한의 대미 전략이 변화할 거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의사당 이스트 프론트에서 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북한, 이란 등 긴장관계에 놓인 특정 국가에 대한 언급 없이 동맹국 관계 강화를 통한 국제사회에서의 미국 주도권 회복에 주력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사는 현재 미국이 직면한 심각한 도전 과제들이 대부분 미국 내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음을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국민통합, 내전종식이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분석했다.

이제 막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의 현 단계에서 북한 문제는 우선순위가 아닌 만큼 북·미 관계 나아가 한반도 정세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해석이다.

북한 역시 비슷한 판단으로 당분간 관망의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제8차 당 대회 등 김 위원장이 바이든 대통령을 언급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대북(對北) 메시지를 발신하기 전까지 김 위원장도 현재의 무반응 태도를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통일부는 앞서 북한 제8차 당 대회 참고자료를 통해 북한이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를 재강조하며, 상응 조치 시 대화 재개하겠다는 태도를 드러냈다고 판단했다.

통일부는 “미국을 ‘최대 주적’으로 표현하면서도, 북·미 간 대회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는 등 수위를 조절했다”면서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제시하며 향후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에 따라 북·미 협상 재개 또는 도발 등 강온 양면 전략 대응을 예고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임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對中) 강경정책이 향후 북미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다른 대외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하지만 대중 정책은 트럼프 정책을 계승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강경정책과 연장 선상에서 이뤄지는 대북정책 재검토가 향후 한반도 정세, 특히 북·미 관계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맹복원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중 강경정책 동참을 요구할 수 있고, 이는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더 커다란 도전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 등에서 드러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경제제재 완화를 핵 폐기 상응 조치로 내세운 ‘이란 핵 합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을 활용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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