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은행주의 반격...."오늘의 은행주株가 어제의 마오타이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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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1-01-1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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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핏의 후계자'도 은행주 매입···외국인·기관 매수세 몰려

  • "PBR 1배 이하" 은행주 저평가 메리트 부각

  • 통화정책 '완화→중립' 선회···금리인상설에 '방긋'

  • 부실채권 압박도 '숨통'···핀테크 규제 최대 '수혜자'

“오늘의 은행주는 어제의 바이주(白酒, 고량주)다.”

최근 중국 유명 투자자인 둥바오전(董寶珍)이 ‘바이(buy) 은행주’를 외치며 하는 말이다. 수년간 급등세를 이어온 마오타이를 비롯한 바이주 종목의 바통을 이어받아 앞으로는 은행주가 급등하는 시대가 올 것이란 얘기다.

사실 수년간 은행주는 바닥을 기면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핀테크 업체에 공세에 밀려 수세에 몰렸던 데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은행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중국 금융 정책환경이 은행에 유리하게 돌아가면서 은행주가 춤추고 있다. 기관, 외국인들의 은행주 매수세도 거세다.
 

중국 은행주 반격[자료사진]

 
◆ '버핏의 후계자'도 은행주 매입···외국인·기관 매수세 몰려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사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5거래일 연속 기관 투자자 자금이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 1위가 은행주였다. 중국 동방재부망은 “기관투자자가 유일하게 순매수한 업종”이라고 전했다.

외국인 자금도 은행주에 몰려들고 있다. 중국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12일까지 3거래일간 외국인 자금이 후강퉁·선강통을 통해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은 은행이었다. 3거래일에 걸쳐 모두 46억5900만 위안(약 8000억원)어치 자금이 순유입됐다.

외국인이 집중 매수한 건 자오상은행이다. 12일까지 5거래일에 걸쳐 모두 21억6900만 위안어치 자오상은행 주식을 순매수한 것. 자오상은행 주가는 올 들어서만 10% 상승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후계자로 거론되기도 했던 리루가 이끄는 히말라야캐피탈도 최근 홍콩증시에서 5607만 홍콩달러(약 80억원)를 투자해 중국 우정저축은행 H주 1326만2000주를 매입했다. 이 소식에 홍콩증시에서 우정저축은행 주가는 새해 들어서만 20% 넘게 뛰었다.

1월 15일 오전장에서 중국증시 은행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자료사진]

 
◆ "PBR 1배 이하" 은행주 저평가 메리트 부각

이는 은행주가 그동안 워낙 저평가됐었던 데다가, 중국 금융 당국의 통화정책이 기존의 완화에서 중립으로 선회하는 등 각종 정책 환경이 은행에 유리하게 조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중국 증시 강세장 속에서도 은행주 상승폭은 미미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사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업종 주가 평균 상승폭은 -0.33%였다.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가 각각 13.87%, 38.73% 오른 것과 비교된다.

중국 선인완궈(申银万国)증권의 28개 1급 업종 중 은행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로 꼴찌다. PBR이 1배 이하라는 얘기는 주가가 장부가보다 낮다는 의미다. 은행이 망해서 보유한 자산을 모두 팔아치웠을 때 받을 수 있는 값어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는 얘기다. 
 
◆ 통화정책 '완화→중립' 선회···금리인상설에 '방긋'

최근 중국 경기 회복세 속 당국이 코로나19 부양책을 거둬들이고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은행주 매력을 높이고 있다. 올 하반기 금리 인상설까지 대두되면서 은행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 

사실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잇달아 대출금리를 인하하면서 예대마진이 줄어든 은행권 순익은 악화했다. 지난해 리커창 총리가 나서서 은행권에 이윤을 포기해서라도 대출을 늘려 기업을 지원하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을 정도다. 중국은행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금융기관은 모두 1조5000억 위안(약 254조원)어치 순익을 실물경제에 ‘양보’했다.

그런데 중국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하면서 은행권 '숨통'이 틔우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곤두박질쳤던 은행권에서 최근 실적 회복세도 뚜렷이 감지된다. 지난 8일 상하이은행을 시작으로 자오상은행과 싱예은행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는데, 코로나19 사태에도 순익 증가율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특히 자오상은행은 지난해 순익이 전년 대비 4.8%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1~3분기까지만 해도 누적 순익 증가율이 -3.33%였는데, 4분기 플러스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 부실채권 압박도 '숨통'···핀테크 규제 최대 '수혜자'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여파로 가중된 은행권 부실채권(NPL) 압박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이르면 이번 분기부터 국유은행(6곳)과 대형 상업은행(12곳)을 중심으로 개인 NPL 매각 시범 조치를 시행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은행들이 담보 없는 개인 소액신용대출이나 신용카드 연체,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등 방면에서 쌓인 부실채권을 도매 형태로 배드뱅크에 매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배드뱅크는 부실채권 처리 전담 금융회사다. 창청·둥팡·신다·화룽 등 자산관리공사(AMC)가 중국 대표적인 배드뱅크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중국 상업은행 부실대출 잔액은 2조8400억 위안으로, 2019년말 2조4100억 위안에서 무려 18% 늘었다. 부실대출비율도 1.86%에서 1.96%로, 0.1%P 올라갔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개인 부실대출이 급증했다. 그동안엔 급증하는 개인 부실채권을 소각 처리하는 수 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이를 배드뱅크에 매각해 자산건전성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밖에 최근 중국이 온라인 소액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예금 판매를 금지하는 등 핀테크 산업에 대한 관리감독 고삐를 조이는 것도 은행들에겐 희소식이다. 핀테크 산업 규제의 최대 수혜자가 은행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동안 앤트그룹 등 중국의 핀테크 업체들이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축적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더 나은 조건으로 예금,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은행권 고객을 잠식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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