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 장 출렁일 때마다 ‘전산장애’…소비자 피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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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1-01-1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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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앱·PC 먹통…매도 타이밍 놓쳐 손실 급증

[사진=아주경제 DB]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빗’에서 잇단 전산 장애 현상이 발생했다. 주로 가상화폐 가치가 급등락할 때 발생한 터라,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최근처럼 가상화폐 거래가 활발할 때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탈코빗 현상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빗은 지난 11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가량 웹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회사 측은 "현재 사용자 접속이 일시적으로 급증해 코빗 웹사이트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스마트폰 앱을 통한 이용을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을 게재했다.

문제는 코빗 내에서 발생한 장애가 이것 말고도 더 있다는 점이다. 같은 날 홈페이지 마비에 앞서 스마트폰 앱으로 가상화폐를 매도(시장가)할 경우, 거래가 불가능한 장애가 먼저 발생했다. 앱 내 본인 인증 과정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앱 및 PC 주요 기능이 모두 먹통이 되는 투자자로선 ‘총체적 난국’이 발생한 셈이다.

코빗사용자 A씨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거래가 불가능해 컴퓨터로 황급히 넘어갔더니 이것마저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계획했던 매도 타이밍을 완벽하게 놓쳐버렸고, 결과적으로 수백만원의 손해를 입게 됐다”며 높은 불만을 토로했다.

이러한 장애는 처음이 아니다. 이보다 일주일 앞선 지난 4일에도 동일한 현상이 벌어졌다. 스마트폰으로 가상화폐(이더리움)를 매입 및 매도할 때,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일시적 접속량 폭주에 따른 장애 현상으로 해석된다. 4일과 11일은 주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급등락이 반복된 날이다. 11일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각각 20% 이상 급락했다. 4일에는 이더리움 가격이 일시적으로 크게 올랐다, 10% 이상 빠르게 주저앉는 현상이 벌어졌다. 코빗 앱 내에선 가격이 오를 땐 매수 ‘장애’, 떨어질 땐 매도 ‘장애’가 각각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빗을 이용하는 투자자들의 큰 손실로 직결될 수 있다. 가상화폐의 경우, 주식 등 다른 투자보다도 초당 급등락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일례로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11일 낮 12시에서 불과 30분 사이 개당 가격이 400만원가량(12시 4045만7000원⟶12시30분 3680만원) 주저앉았다. 고액 투자자 입장에선 매수 및 매도 타이밍이 단 10초만 밀려도 크게는 수억까지 손해 볼 수 있는 구조다.

코빗사용자 B씨는 “(전산 장애가) 거래가 빠르게 이뤄져야 할 상황에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게 최대 문제”라며 “이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누적 손실이 이미 어마어마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씨도 “그간 코빗이 주사용은행인 신한은행과 연동돼 어쩔 수 없이 사용을 유지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거래소 전환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코빗 측이 가장 기본이 돼야 할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가상화폐’ 규모가 급팽창 중인 시기적 흐름을 고려했을 때, 심각성은 더욱 크다.

암호화폐 업계 한 관계자는 "코빗은 특정금융정보거래법(특금법) 시행 이후에도 국내에서 살아남을 몇 안되는 거래소 중 한곳으로 평가받지만, 정작 기본을 놓치고 있는 셈“이라며 ”이와 동일한 문제로 과거 소송전까지 갔던 전례도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빨리 보완하지 않으면 조만간 감당할 수 없는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코빗 측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트래픽 과부하가 걸리며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다”며 “현재는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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