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백신 도입, '콜드체인' 마련 안되면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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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21-01-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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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자 -70도·모더나 -20도 콜드체인 필수

정부가 오는 2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의 단계적 실시를 공식화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저온유통체계(콜드체인)를 완비하지 못하면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 도입되더라도 실제 접종은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의 일러스트. [사진=연합뉴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6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백신 도입과 관련해 "올 2월 말부터 예방접종이 단계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라며 "고위험군 접종이 시작되면 의료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진과 방역 인력의 짐을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올 1분기부터 의료기관 종사자, 고령층, 집단시설 생활자 및 종사자,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등 우선접종대상자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해 인플루엔자(독감)가 유행하는 오는 11월 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1000만명분) △얀센(600만명분) △모더나(2000만명분) △화이자(1000만명분) 등 개별 제약사와 4600만명분,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명분 등 총 56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 문제는 백신별로 유통 시 적정 온도와 운송 방법이 다르다는 점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은 영상 2~8도의 일반 냉장 보관이 가능하지만 모더나는 영하 20도의 냉동 보관, 화이자는 영하 70도의 극저온 보관을 요하기 때문에 콜드체인 구축이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직접 백신 접종을 실시할 의료기관의 백신 보관 역량도 핵심이지만 의료 현장은 여전히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산학협력단 오명돈 교수 연구팀이 2018~2019년 국내 38개 보건소·2200개 민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백신 보관 냉장고 현황을 조사한 결과, 2주간 2~8도의 적정 온도가 잘 유지되는 백신 전용 냉장고를 보유한 보건소는 38.5%, 민간 의료기관은 23.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 2~8도 보관을 전제로 한 조사에서 이 정도 수준인 것을 미루어 볼 때, 초저온 백신까지 보관 가능한 의료기관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빅5 병원'으로 불리는 상급종합병원에서도 냉동고를 비롯한 콜드체인이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의료 현장의 한계를 감안해 대학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를 구축하는 방식의 대안을 제시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를 요구하는 등 콜드체인을 감당할 만한 대형 허브병원이 없으면 접종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대학병원, 3차 병원 중심으로 백신 접종센터를 구축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있어 콜드체인이 관건이라는 점을 고려해 적정 유통 체계 구축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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