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3차 대유행에 흔들리는 k-방역…'모범 방역국'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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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20-12-1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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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이브 스루 등 '모범 방역국' 불렸던 대한민국

  • 잡히지 않는 3차 대유행…선제적·공격적 방역 대책 마련해야

올해 코로나19 사태 초기 우리나라 방역 체계는 'K-방역'이라는 별명으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한국의 모범 방역 사례 중 대표적인 것이 '드라이브 스루 코로나19 검진'이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방식은 검사자들이 차에서 내리지 않기 때문에 의료진 및 검사자 간의 잠재적인 감염자와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신속하게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 2~3월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세계 각국에 소개됐고 많은 국가에서 이 방식을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영국, 독일, 벨기에, 덴마크, 호주 등에 이 방식을 도입했다. 처음에는 이 방식을 평가절하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결국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드라이브 스루를 모범 사례로 언급하며 미국에 도입했다. 또한 방역 당국은 드라이브 스루 검사 외에도 신속하게 확진자를 찾아내는 진단키트, 생활치료센터 등의 방법을 도입하며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나섰다.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노력으로 방역 당국은 지난 2~3월 발생한 1차 대유행,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난 8~9월 발생한 2차 대유행을 모두 성공적으로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3차 대유행은 다르다. 확산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3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11일 기준 지난 2주간 신규 확진자는 503명→450명→438명→451명→511명→540명→628명→577명→631명→615명→592명→670명→682명→689명 등으로, 최근 들어 증가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반면 10일 기준 서울의 중증환자 전담 치료 병상은 총 62개 중 단 3개만 남았고, 전국 기준 39개만 남은 위태로운 상황이다. 상태가 악화한 위중증 환자도 계속 증가하면서 169명(11일 기준)까지 늘어났다.

문제는 3차 대유행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병상 부족 문제 등 의료 체계가 한계에 다다랐지만, 당장 이를 막을 뾰족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방역 당국은 연일 브리핑에서 모임·행사 등을 포함한 모든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있을 뿐이다. 의료계에선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뿐 아니라, '체육관·아이스링크장 치료센터' 등 병원에만 의존했던 방식을 벗어나 대규모 환자 발생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대책은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할 경우에 고려할 사안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체육관이나 컨벤션센터에 임시병원을 마련하는 것은 중환자 거점병원까지도 감당하기 어려운, 즉 유럽이나 중국 우한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부득이한 경우 대안으로 중환자의학회에서 제시한 의견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확산 발생 시 마땅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의료계와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모범 방역국'으로 불리던 우리나라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방역 당국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방역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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