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못다한 숙제 푼다...진실화해위원회 2기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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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의종 인턴기자
입력 2020-12-0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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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근식 위원장, 전남대서 교수 지낸 '5·18 전문가'

  • 1기에 이어 2기 권고결정, 재심 개시사유 인정 기대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가 지난 10월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 법정 앞에서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비상상고 재판 참고인 진술 등을 마치고 나와 피해자들에게 재판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오는 10일 10년만에 부활한다. 참여정부 시절 진실화해위 1기에서 규명하지 못한 과거사 사건들 조사를 마치는 것이 제2기 진실화해위의 몫이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과거사정리기본법 시행에 따라 형제복지원·선감학원 사건을 비롯해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집단학살 사건 등 진실규명을 위해 진실화해위 2기가 활동을 시작한다.

이번에 출범한 2기는 1기 활동에 이어 1945년 8·15 광복 이후 한국전쟁 전후 시기 민간인 집단사망·상해·실종 사건 등을 포함해 진상을 규명할 예정이다.

법원은 대체로 1기에서 규명한 내용에 대해 사실상 과거사 재심 개시 사유로 인정했다. 판결에 준하는 결정 정도는 아니지만, 진실화해위 결정에 대해 존중한 것이다.

2기가 활동하면서 향후 과거사로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건들에 대해 사법적 무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법원, 1기 권고 대부분 받아들여...2기 활동도 주목
인권침해에 해당하는 과거사가 재심대상이 돼 개시되기 위해선, 고문과 불법 구금이 인정돼야 한다.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 권위주의 정권 시절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를 바탕으로 했다는 게 증명돼야 한다.

1기 출범 전까진 과거사 재심에 대해 법원은 부담감을 느꼈다. 하지만 불법 구금 등의 존재와 그에 대한 과거사위의 재심권고가 재심사유로 인정되면서 법원도 재심 개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 근거가 됐다.

진실화해위 역시 조사과정에서 따지기 힘든 '국가가 조작한 부분'에 대해 법원이 들여 봐달라고 하면서, 재심을 통해 누명을 벗을 수 있는 사례가 많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진실화해위 권고를 대부분 받아들였다.

법조계에선 2기 권고에 대해서 법원이 대체로 받아들일 거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역사적 무게를 판사 입장에서 덜 수 있기 때문에, 진실화해위 결정문이 나오면 1기 결정과 같이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진실화해위 2기 위원장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사진=연합뉴스 제공]

 
2기 전망은?...정근식 위원장 '5·18 전문가'
2기를 이끌어갈 정근식 위원장은 1985년부터 2003년까지 전남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며,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사회학적 접근을 통한 과거사 청산 활동을 해왔다. 또 제노사이드(집단학살)에 관심이 많아 제주 4·3이나 보도연맹 사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특히 제주 4·3평화재단 이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소장, 대통령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경력도 있다. 아울러 정 위원장은 화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과거사 청산에 대해 불도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 위원장이 과거사에 대해 사회학적 접근을 하면, 상임위원들이 법적인 접근을 통해 진상규명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오랫동안 형법을 연구한 이재승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기 상임위원으로 활동한다.

또 과거사 재심에서 핵심이 되는 배상·보상 문제를 2기에서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승태 코트 시절엔 법원이 배·보상 소송을 기각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한 바 있다. 다만 아직 2기 활동 범위가 진상규명에 한정돼 있어 3년 활동 기간 이후 연장과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기에서 최종적으로 1970년대 베트남전 당시 우리 군이 민간인을 학살한 부분까지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기에서 인권조사국장을 지낸 법무법인 정도 이명춘 변호사는 "이 문제는 과거사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진실화해위 입장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일본에 당한 것과 양태는 다르지만 우리는 반성하는 차원에서 이뤄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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