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 유통가] 롯데·신세계는 '새판짜기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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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11-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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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임원 줄이고 과장급도 명퇴…50대 초 전진배치

  • 이마트, 강희석에 쓱 맡기며 온·오프라인 시너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제공]
 

격변기를 맞은 유통업계에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통 빅2의 '포스트 코로나 새판짜기'가 주목된다.

롯데그룹은 26일 롯데지주를 비롯해 유통·식품·화학·호텔 부문 35개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임원 자리를 130개 정도 줄였다. 전체 임원의 20%에 해당한다. 50대 초반을 계열사 대표이사로 대거 발탁했다. 유통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과장급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

지난 8월 깜짝 인사에 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독한 인사'가 다시 한번 반영된 것이다. 미래 신사업에 대한 대비가 뒤처진 상황에서 그룹 양대 축인 유통·화학이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자, 신 회장이 조직 축소와 인적 쇄신의 칼을 빼 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3분기까지 양대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85% 줄었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50대 초반을 계열사 대표이사에 대거 배치했다. 롯데마트 대표에 강성현 롯데네슬레 대표(50), 롯데칠성 대표에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50)이 내정됐다. 두 사람은 모두 1970년생이다.

롯데푸드 대표이사에는 이진성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대표(51), 롯데케미칼 기초 소재 대표에는 황진구 LC USA 대표(52), 롯데지알에스 대표에는 차우철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52), 롯데정보통신 대표에 노준형 DT사업본부장(52)이 내정됐다. 그룹 전략을 담당하는 롯데지주의 이훈기 경영혁신실장(53)은 이번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 관계자는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사업을 적극 발굴해낼 수 있는 사람을 전진 배치했다"면서 "조직 슬림화로 빠른 의사구조 결정 체계를 갖춘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임원 자리 100여개를 줄였다. 현재 그룹 임원 600여명 중 20%를 줄인 것이다. 전체 30% 정도가 옷을 벗고, 10% 정도가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롯데는 각 3년이던 전무·상무의 승진 연한을 2년으로 줄이고, 3년이던 부사장 승진 연한은 아예 없앴다. 젊은 인재를 과감하게 기용하겠다는 뜻이다. 

신 회장의 '독한 인사'는 올 연말까지 실무급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최근 유통·식품 부문을 중심으로 입사 10년 차 과장급을 대상으로 기본급 18~30개월치를 조건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일찌감치 지난달 15일 정기 인사 발표를 단행했다. 경영 환경 극복과 경영 성과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전문성 강화 및 우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한편, 온라인 역량 강화와 온오프 시너지 창출, 조직 효율 제고와 신성장 기반 구축에 중점을 뒀다. 

전체적으로 임원수를 축소하면서 젊고 실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기용, 인재 육성과 미래 준비를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핵심은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SSG)닷컴 대표를 겸임하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이마트와 쓱닷컴은 향후 온·오프라인 사업 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전문성 강화와 미래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이마트는 현재 4담당 체제인 판매담당을 5담당 체제로 확대하고 메트로(Metro) 담당을 신설해 영업 전문성을 강화했다. 조직 문화 본부를 신설해 미래지향적 조직문화 구축 기반도 마련했다.

쓱닷컴은 온라인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그로서리사업본부, 신사업본부, 데이터·인프라본부, 지원본부 등으로 조직 체계 전반을 재구축했다.

이번 인사 배경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어려운 경영 환경을 타개하고 그룹의 미래 준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최적임자를 엄선하여 인사를 시행했다"며 "앞으로도 철저히 능력과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사를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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