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없는 버거의 반란…패스트푸드도 ‘비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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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0-11-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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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외 패스트푸드 업체들, 식물성 대체육 사용 버거 출시 '러시'

  • 국내 채식주의자 150만명 시대…윤리적 소비 '채식 트렌드' 확산

롯데리아 대체육 버거 '스위트 어스 어썸버거'(왼쪽)와 식물성 고기로 만든 써브웨이 '얼터밋 썹'. [사진=롯데리아, 써브웨이]

고기 없는 버거의 반란이 시작됐다. 패스트푸드 업계에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엄격한 채식인 '비건'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채식주의자 150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내외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식물성 대체육을 사용한 메뉴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건강뿐만 아니라 동물권익과 환경보호 등 윤리적 소비 측면에서도 채식 트렌드는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최근 식물성 단백질 버거인 '스위트 어썸 버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노란 대두를 기반으로 비트, 블랙커런트 등 채소 과일 농축액으로 육즙과 색상을 실제 고기처럼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소이어니언 소스로 은은한 바비큐 풍미도 살렸다는 게 롯데리아의 설명이다.

롯데리아는 스위트 어스 어썸버거 출시에 앞서 잠실권 3개 매장에서 사전 테스트 판매를 거치며 패티의 배합 함량을 조정하고 소스 맛을 개선했다.

앞서 롯데리아는 올해 2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식물성 패티·빵·소스로 만든 '미라클 버거'를 출시한 바 있다. 10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220만개에 달한다.

롯데GRS 관계자는 "식물성 단백질 버거는 일반 고기가 들어간 제품에 비해 판매량이 월등히 높진 않지만 고객들의 꾸준한 니즈가 있어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환경·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고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대체육 시장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도 식물성 고기로 만든 샌드위치 '얼터밋 썹'을 선보이며 비건 제품 출시 대열에 합류했다.

얼터밋 썹은 고기 대신 프리미엄 대체육 토핑을 사용한다.

대체육은 밀 단백과 대두 단백을 최적 배율로 조합한 식물성 단백에 퀴노아, 렌틸콩, 병아리콩 등 슈퍼푸드 곡물을 추가해 영양을 강화한 제품이다.

실제 소고기와 단백질 함량은 비슷하면서도 칼로리는 낮고 포화지방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또 우유나 달걀 등 동물성 재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은 100% 식물성 소스인 'K-바비큐 소스'를 사용했다.

얼터밋 썹은 지난 9월 출시 이후 11월 중순까지 7만3000개가 판매됐다.

써브웨이 관계자는 "한정판으로 판매된 얼터밋 썹의 소비자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 회사 내부적으로 평가가 좋다"며 "비건 트렌드에 따라 얼터밋 썹을 정식 메뉴로 계속 판매할지에 대한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체육을 사용한 패스트푸드 유행은 외국에서 먼저 번졌다.

미국 버거킹은 지난해 4월 푸드테크 기업 '임파서블 푸드'와 손잡고 식물성 패티를 사용한 '임파서블 와퍼' 판매에 돌입했다.

버거킹 관계자는 "임파서블 와퍼의 국내 도입시기는 아직 미정"이라며 "대체육 버거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2017년부터 핀란드, 스웨덴 등 일부 국가에서 식물성 버거인 '맥비건'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물로 만든 '맥플랜트' 출시를 공식화했다. 맥도날드는 식물 버거를 위한 전용 생산라인을 운용할 예정이며 내년부터 시장을 골라 도입하기로 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맥도날드 글로벌에서 채식 버거 출시국은 발표하지 않았다"며 "국내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주의자 수는 2008년 15만명에서 2018년 150만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비건 인구는 50만명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안전한 먹거리와 가치 소비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비건 식품의 인기도 높아졌다"며 "여러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비건 제품을 지목하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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