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 외교부장, 25~27일 서울 급파...한·미 동맹 강화 막으러 온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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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11-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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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화 외교장관 초청으로 공식 방한

  • 지난해 12월 공식 방문 이후 약 1년만

  • 美 바이든 행정부 출범 앞두고 견제구

  • 시진핑 中국가주석 방한도 논의할 듯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해 12월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은 추궈훙 주한 중국 대사.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오는 25일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한국에 급파한다.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 출범으로 한·미 동맹 강화가 예고된 데 대해 견제구를 던지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st·미국 우선주의)' 기조로 국제 사회의 반중(反中) 구도 형성을 주도할 전망이다.

이에 중국은 최근 기술 협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 등을 고리로 한국에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왕 외교부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초청으로 25~27일 2박 3일간 한국을 방문한다.

왕 외교부장이 공식 방한하는 것은 지난해 12월 4~5일 방한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를 계기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한·중 외교장관 간 첫 대면 회담이 이뤄질 예정이다.

강 장관은 이번 왕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 코로나19 대응 협력 및 양국 간 고위급 교류 등 한·중 양자관계 △ 한반도 정세 △ 지역 및 국제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번 왕 위원의 방한으로 코로나19 상황 하에서도 한·중 고위급 간 소통을 이어가면서 양국 관계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외교가에서는 양측이 이번 회담을 통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연내 방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시 주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017년과 2019년 방중에 대한 답방으로 올해 상반기 중 한국을 찾기로 약속했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에 연내로 방한 시기를 늦췄다.

그러던 중 왕 외교부장이 지난해 12월 방한 이후 1년여 만인 내주 한국을 재방문하기로 하며, 시 주석 방한 일정을 조율하기 위한 차원 아니겠느냐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동맹 중시 기조의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 한·미 동맹에 힘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과 왕 외교부장의 방한이 전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왕 외교부장은 지난 10월에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등으로 폼페이오 장관이 방한을 미루자 돌연 방한 일정을 연기했다. 중국이 미국 정부 동향을 주시하며 한·미 간 밀착에 견제구를 던지는 셈이다

결국 주요 2개국(G2) 사이에 놓인 한국의 고심만 깊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번 왕 외교부장의 방한에 이어 시 주석 답방까지 성사될 경우 한·중이 상호 교환할 '선물'의 등가성도 고민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중국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거의 명확하다. 대부분 미·중 전략적 경쟁에서 민감한 현안들"이라며 "(한국 정부가) 조속한 방한만 추진하다가 중국과 무게가 다른 카드를 교환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한국 정부가 시 주석에 조속한 방한과 한한령 해제, 단체관광 허용 등을 원하지만, 중국은 한국에 미·중 관계는 물론 한·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막대한 사안을 요구한다는 뜻이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왕 외교부장이 한국에 온다는 것은 미국이 움직일 기미가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한국에 요구하는 것을 중국이 사전에 막으려는 목적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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