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첫 시즌제’ 정동극장이 밝힌 변화의 방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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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11-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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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 제작 극장’ 역할 집중...개막작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사진=정동극장 제공]

 
“Hello, Jeongdong(이하 헬로, 정동)”

정동극장이 개관 25년 만에 처음으로 한 해 공연을 미리 소개하는 시즌제를 발표했다. 시즌제 이름인 ‘헬로, 정동’에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강한 의지와 방향성을 한가득 담았다.

정동극장은 1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2021년 공연 라인업과 시즌제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동극장 공연 라인업에 오를 13개 작품의 주요 인사가 참여해 직접 공연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의 정영주 프로듀서, 브런치 콘서트 ‘정동 팔레트’의 사회자이자 뮤지컬 ‘포미니츠’의 기획을 맡은 배우 양준모,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의 민새롬 연출가, 뮤지컬 ‘판’의 정은영 작가, 박윤솔 작곡가, 유니버설발레단 ‘챔버시리즈’의 유지연 부 예술감독, 정동극장 예술단 이규운 지도위원, 정동극장 공연기획팀 이수현 팀장이 참석했다.

2019년 8월 취임한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는 “시즌제를 시작하는 이유는 정동극장이 ‘국민극장’으로서 시장을 선도하고, 공연 예술을 사랑하는 분들의 다양한 요구를 발맞추기 위해서다"며 "공공극장으로서 다양한 장르를 통해 더 많은 예술가와 함께 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2021년 정동극장 라인업은 다양한 장르 구성이 눈에 띈다. 뮤지컬은 총 세 편으로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뮤지컬 ‘포미니츠’, 뮤지컬 ‘판’이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2021년 정동극장 라인업 첫 작품으로 내년 1월 22일 개막한다. 이 작품은 스페인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마이클 존 라키우사가 대본‧작사‧음악을 맡아 뮤지컬로 재탄생 시켰다. 작품은 남편을 잃고 집안의 권력자가 된 베르나르다 알바와 고압적인 그녀에게 맞서는 다섯 딸들의 이야기다.

2018년 국내 초연 당시, 전 좌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3년 만에 더 뜨거워진 무대로 정동극장에 귀환한다.

초연 출연 멤버였던 뮤지컬 배우 정영주는 이번에는 출연배우이자 프로듀서로도 참여한다. 정 프로듀서는 “캐릭터 그리고 대본과 작품이 힘을 갖고 있다”며 “겁 없이 제작에 뛰어 들게 됐다. 사람을 섭외해야 하고 많은 조건들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고 양보도 하면서 때로는 고집을 부리고 타협도 해야 하더라. 정동극장이 단단히 버텨줘. 공연이 올라갈 수 있게 됐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뮤지컬 ‘포미니츠’는 크리스 크라우스 감독의 독일 영화 ‘포미니츠(2006)’를 원작으로 한국 창작진들이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창작초연으로 소개될 이번 공연은 정동극장이 제작, 뮤지컬 배우 양준모가 두 번째로 기획해 선보이는 뮤지컬 작품이다. 작가 강남이 각색을 맡았으며, 작곡 맹성연, 연출 박소영, 음악감독 박재현이 참여했다.

뮤지컬 ‘포미니츠’는 피아노가 인생의 전부인 두 여성의 이야기이다. 천재적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이지만, 살인수로 복역 중인 18세 소녀 제니 폰뢰벤과 2차 세계 대전이후 60년간 여성 재소자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온 ‘크뤼거’가 피아노를 통해 각자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내용을 다룬다.

양준모는 “영화를 보고 무대화를 생각했다”며 “라이선스 획득부터 쉽지 않았다. 우리나라에 배급하는 회사가 없어져 고민하다 크리스 크라우스 감독님께 직접 연락을 했다. 여주인공 캐스팅은 95% 마쳤다”고 소개했다.

연극은 공동제작 작품 한 편, 자체 제작작품 한 편으로 총 두 편을 준비했다. 모노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공연을 정동극장과 프로젝트그룹 일다가 공동 기획한다.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현대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베스트셀러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모노극이다. 원작 소설은 맨부커 국제상 노미네이트, 오랑주 뒤 리브르상 등 전 세계 11개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작품은 불의의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게 된 열아홉 살 청년 ‘시몽 랭브르’의 심장 이식 과정을 둘러싼 24시간의 기록을 그려낸다. 한 인간의 장기 기증 과정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되물으며 죽음에 대한 진정한 애도와 생명의 의미를 시적이고 정교하게 표현한다.

2020년 첫 번째 작품을 선보인 정동극장 연극 시리즈도 계속된다. 정동극장 연극 시리즈는 공연계 대표성을 지닌 한 명의 배우와 함께 그의 철학과 인생을 담을 수 있는 작품을 기획·제작하는 기획 시리즈다. 2020년에는 배우 송승환 이 ‘더 드레서’로 첫 번째 작품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시즌제와 함께 재건축 진행 사항도 소개됐다. 2024년 4월~5월에 재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600석 이상 극장과 300석 이상 극장 2개를 지을 계획이다. 재건축 소요 예산은 약 300억원이다.

김 대표는 “박양우 문체부 장관님께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며 “국회 예산안 통과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은 정동극장이 향후 추구하는 방향성을 봤을 때 매우 중요하다. 향후 정동극장은 ‘2차 제작 극장’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창작산실’ 등 국내에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창작지원하는 곳이 많다. 상대적으로 무대화 시키고 상품화하는 것이 부족하다. 대부분 사장된다는 안타까움이 있다”며 “정동극장이 재건축 되면 이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2021 시즌 개막작인 ‘베르나르다 알바’ 같은 작품을 더 많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른 극장에서는 볼 수 없는 차별화된 무대를 꾸미는 데도 중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는 9월 열리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챔버 시리즈’다. 2021년에는 ‘백조의 호수’와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나 군무가 압권인 ‘백조의 호수’를 제한된 공간에서 어떻게 선보일지 매우 흥미롭다. 정동극장 예술단은 정기공연 '소춘대유희'(가제)를 통해 예술과 기술의 만남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문훈숙 유니버설 발레단 단장님과 유병헌 예술감독님을 찾아 뵙고 부탁했다. 작은 극장에 어떻게 국내 최고의 발레단을 모실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정동극장만의 클래식 발레가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소극장용 창작 발레도 지속적으로 개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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