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입양가족 출연 후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케 한 女...'어금니 아빠' 떠올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전기연 기자
입력 2020-11-12 00:0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TV 출연해 이중적인 모습 보여...이후 살해 등 범행

[사진=EBS & MBC방송화면 캡처]


생후 6개월 된 여아를 입양했던 30대 여성이 10개월 만에 학대로 16개월 입양아를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해당 사건이 일어난 후 어떤 이들은 해당 사건이 '어금니 아빠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두 가해자가 모두 방송 출연 후 끔찍한 일을 벌였기 때문이다. 

첫 딸을 위해 올해 초 여자아이인 A양을 입양한 장모씨는 한 달 뒤부터 학대를 시작했다. 학대를 먼저 알아차린 것은 A양이 다니던 어린이집 직원이었다. A양의 몸에서 멍자국을 발견한 직원은 학대가 의심돼 신고를 한다. 하지만 경찰은 학대 증거가 없다며 A양을 장씨에게 돌려보낸다. 이후 A양이 차 안에서 방치된 것을 주민이 신고했고, A양이 다니던 병원 의사가 영양실조를 확인한 후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또 신고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결국 지난달 13일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장씨의 집에서 묵직한 것으로 뭔가를 치듯 '쿵쿵' 소리가 크게 났다. 이에 주민이 항의하자 장씨는 죄송하다고 사과했고, 주민이 돌아가자 집으로 돌아온 장씨는 출근한 남편에게 '병원에 데려가?' '형식적으로'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친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준 후에야 장씨는 A양을 병원으로 데려간다. 병원에 도착할 당시 A양은 심장이 멈춘 상태였고, 8시간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부검 결과 발 또는 무거운 물체로 A양의 등을 찍어 장 파열로 숨졌으며, 이 외에도 머리뼈, 갈비뼈, 쇄골 등이 부러졌거나 부러졌다가 붙은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었다. 전형적인 아동학대였다. 

무엇보다 장씨는 불과 지난달 1일 EBS 입양가족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줬다. 당시 장씨는 케이크에 초를 켜고 A양에게 "축하해! 건강해"라고 말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해당 사건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은 "방송이 사실 확인도 안 하고... 제발 범죄자의 꼭두각시가 되지 말라. 어금니 아빠도 그렇고. 방송 이용해서 앵벌이 되고 죽어가는 아이들 불쌍하지도 않냐?(ek***)" "어금니 아빠 여자 버전이네(ma***)" "어금니 아빠부터 방송 다 믿을 게 아니다(mu***)" 등 '어금니 아빠'에 대해 언급했다.
 

사체를 차로 옮기는 이영학과 딸 [사진=연합뉴스]
 

일명 '어금니 아빠'라고 불린 이영학은 9세 때부터 치아와 뼈를 연결하는 부위에 악성 종양이 자라는 희귀 난치병 거대백악종으로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된다. 좋지 않은 학창 시절을 보낸 이영학은 18살 때 17살이던 아내를 만나 딸을 낳았는데, 딸도 거대백악종 진단을 받고 수차례 수술을 받게 된다. 

딸의 유전병을 이용해 2005년 이영학은 MBC '생방송 화제집중'에 출연하며 '어금니 아빠'로 불리게 된다. 이영학은 딸을 위해 미국까지 가서 후원금을 모집하며 부성애를 보였다. 하지만 이렇게 모은 돈으로 이영학은 호화 생활을 즐겼다. 본모습을 드러낸 이영학은 미성년자 등이 포함된 여성들을 모집해 성매매를 알선하고, 아내까지 돈벌이 수단으로 삼았다. 또 성관계 영상을 몰래 찍어 그 영상을 사이트에 올려 수익을 챙기기도 했다. 특히 영상에는 아내의 모습도 담겨 있었다. 

이영학의 아내는 의붓 시아버지한테까지 유린을 당하다가 2017년 자택에서 떨어져 숨지고 만다. 당시 이영학은 아내를 때린 혐의로 상해 혐의를 받았고,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던 의붓 시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가장 경악스러운 일은 그해 9월 말 일어난다. 이영학은 딸의 친구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폭행을 시도하려다가 깨어나자 목을 졸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다. 특히 딸도 이영학의 말에 따라 친구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으며, 살해·유기하는 것까지 도운 것으로 나타나 큰 충격을 줬다. 

한편, 11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는 장씨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14분쯤 남부지법에 도착한 장씨를 향해 기자들은 "학대 혐의 부인하나" "왜 아이를 방임했나"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후드 모자를 깊게 눌러쓴 장씨는 대답을 하지 않고 얼굴을 가린 채 빠르게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특히 경찰은 3차례에 걸친 아동학대 신고에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초동 대응 논란이 불거지자 사건 관련 경찰관을 감찰하기로 했다. 

이날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망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장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해 구속 수감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