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장품 뜬다]해외 브랜드 누르고 시장 점령한 '메이드 인 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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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11-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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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산 화장품 뷰티시장 점유율 50% 달해

  • 시장 규모 2024년 595억 위안까지 성장 전망

중국풍 강조한 화장품 브랜드 화시쯔 [사진=화시쯔]
 

지난 1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티몰에서 시작된 ‘광군제(光棍節)’ 쇼핑행사에서 가장 먼저 1억 위안(약 170억원)의 매출을 돌파한 뷰티 브랜드는 ‘완메이르지(完美日记, 퍼펙트 다이어리)다. 지난해 광군제 당시 뷰티 브랜드 총 매출 1위를 달성한 데 이은 쾌거다. 완메이르지와 더불어 화시쯔(花西子) 역시 광군제 행사 시작 1시간 만에 매출 1억 위안을 달성했다.

주목되는 점은 완메이르지와 화시쯔 모두 중국 로컬 브랜드라는 점이다. 최근 중국의 국산 화장품 성장세가 심상찮다. 이번 1차 광군제(1~3일) 기간 뷰티브랜드 매출 순위 상위 10개 업체 중 절반이 국산브랜드다. 2년 전 맥, 아르마니 등 글로벌 뷰티 브랜드가 가득했던 순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중국 텐센트가 발표한 ’2019년 중국 뷰티브랜드 통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뷰티 시장에서 국산브랜드 점유율은 50%에 달했다. 국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역시 크게 바뀌었다. 약 42%의 소비자가 중국 화장품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밝혔으며, 이 중 90%가 중국 뷰티제품의 재구매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실제 지난해 1~10월 총 매출 증가율이 늘 8% 수준에 머물던 중국산 화장품 업계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초 몇 달째 10%대 후반으로 성장하다가 6월 22.5%까지 치솟았다고 중국 중투투자자문망은 설명했다.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이처럼 중국 뷰티 기업들이 갑작스럽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최근 중국에서 불고 있는 궈차오(國潮·애국소비) 열풍의 영향 ▲라이브 커머스 성장과 이에 맞춘 마케팅 전략 ▲제품의 질적 성장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봉황 등을 새겨넣은 화시쯔의 립스틱 [사진=화시쯔]
 

중국 리서치전문 업체 CBNData가 발표한 ’2019년 중국 화장품 업계 소비 트렌드‘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화장품 소비의 큰 손은 주링허우(90後, 1990년대 출생자)다. 이들이 중국 전체 온라인 뷰티 제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0%에 달한다. 그런데 주링허우는 최근 소셜커머스를 통한 쇼핑을 즐기며, 글로벌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구매를 즐긴다는 특징이 있다. 가성비를 중시하기도 하며, 애국소비를 즐긴다. 이런 이들의 소비 특성을 파악한 중국 화장품 업계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

화시쯔는 립스틱에 고궁이나 봉황 등 중국 문화를 상징할 만한 이미지를 조각해 새겨 넣었고, 중국의 오래된 화장품 브랜드들도 가성비, 레트로 콘셉트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최근 중국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은 라이브 커머스를 잘 활용하고 있는 점도 중국 화장품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었다. 유명 왕훙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문화가 해외기업보단 중국 본토 기업이 더 익숙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한 셈이다. 실제 최근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중국 뷰티브랜드 완메이르지는 이 마케팅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중국 화장품의 질적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빠르게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산 뷰티 브랜드 제품의 특징은 천연 성분을 원료로 제조됐다는 점이다. 뷰티 전문가인 허우총(侯聰)은 신경보와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 화장품은 대부분 한약재나 천연 성분을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과거보다 질적으로 성장한 제품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중국 화장품 업계 성장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글로벌데이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산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390억 위안에서 2024년 595억 위안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메이크업 제품의 연간 평균 성장률은 9.8%로 업계 전체 성장률을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허우충은 “저가 중심의 전략은 이윤창출에 한계가 있으며, 경쟁력에서 쉽게 밀릴 수 있다”며 “중국 뷰티 제품들이 품질을 더욱 높여 국산 브랜드의 힘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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