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떠난 日...한중일 3국 정상회의 '빨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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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11-0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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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방한한 日 다키자키 국장, 성과없이 출국

  • 8개월여만 대면 협의 재개했지만 무용지물인 셈

  • 연내 한국 개최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도 위기

  • 스가 총리 방한 및 한·일 정상회담도 가능성 낮아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이 양국 갈등의 근본 원인인 강제징용 문제 해결 실마리를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한·일은 최근 8개월여만에 대면 방식의 외교국장급 협의를 재개했지만, 상호 간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그쳤다. 

연내 한국에서 개최될 차례인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역시 일본 정부의 불참으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 양국 갈등의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었지만 성사 자체가 쉽지 않은 셈이다.

2일 외교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과 관련, "일본 기업이 우선 배상에 응하면 나중에 한국 정부가 그 금액을 전액 보전한다"는 한국 정부의 물밑 제안을 거부했다.

앞서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지난달 31일 이같이 보도하며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우리(일본) 기업의 지출이 사후에 보전되더라도 판결을 이행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별도의 해명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처럼 한·일 양국이 갈등 해결을 위해 물밑으로 움직이고는 있으나, 해법 마련에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양국은 강제징용 문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매달 외교국장급 협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지만, 지난 6월 화상협의를 진행한 후 약 4개월간 협의를 하지 않았다.

이후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일본 외무성의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지난달 29일 대면협의를 재개, 2월 협의 이후 8개월여만에 마주했다.

특히 다키자키 국장이 지난 2월에 이어 지난달 방한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양국 갈등 해법을 들고 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불거지기도 했다. 관례상 김 국장이 일본을 방문했어야 하는 차례였기 때문이다.

동시에 10시 30분경 시작된 협의가 두 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1시경 종료되면서 양국이 강제징용 문제와 수출규제 문제 등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낙관이 이어졌다.

그러나 양측은 회담 후 내놓은 보도자료를 통해 그간 각자가 고수해 온 입장을 상호 간 설명, 눈에 띄는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음을 확인시켰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앞둔 이 시기에 다키자키 국장이 방한한 것은 한국 입장에서 기대를 하기에 충분했지만, 실무 차원에서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최소한의 의지 표명 수준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8개월여만에 재개된 대면 협의에도 양국이 이렇다 할 대책을 찾지 못하면서 연내 예정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는 파행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계기로 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방한과 한·일 정상회담도 쉽지 않아 보인다.

신각수 전 주일 한국대사는 "양국이 물밑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을지 모르지만, 겉으로 보이기 그런 움직임은 잘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며 "한·일 정상회담이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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