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줄게 백신 다오"…멕시코, 7개 제약사들 시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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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10-2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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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소득 국가의 백신 확보 불안 반영"

멕시코가 거대한 코로나19 백신 시험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존슨앤드존슨을 비롯해 무려 7개 제약사 백신의 인간 대상 임상시험 진행에 동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백신 시험이 막바지로 접어드는 가운데, 멕시코 정부는 안정적 백신 확보를 위해 이같은 조치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마르타 델가도 외무부 차관은 FT에 "우리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백신을 구매하기 위한 줄서기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백신을 보고나서 줄을 선다면 늦는다. 일부 국가들은 백신을 빨리 독점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멕시코의 최근 행보는 코로나19 백신을 제대로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저소득국가의 불안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옥스팜의 집계에 따르면 세계인구의 13%에 불과한 부유한 국가들이 가장 유망한 백신 후보군 추후 생산량 절반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멕시코 같은 국가들은 미국의 존슨앤드존슨, 노바백스 등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제약 회사들의 임상시험을 돕는 조건으로 백신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 정부는 자신들이 국민들을 실험용쥐로 쓰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적극적인 임상시험 참여 논의 과정에서 백신 확보 문제도 논의되기는 했다고 인정했다. 제약사들 역시 향후 백신 확보와 인간 대상 임상시험의 연관성은 없지만, 일부에서 백신 개발 과정에서의 공헌도는 향후 백신 공급협상에서 고려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고 FT는 전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백신 연구와 개발에 중요한 도움을 준 국가와 기관들은 백신 공급에 있어 우선적인 권리를 부여 받아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멕시코 임상에 참여하는 다른 제약사들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 
 
브라질 역시 백신 임상 3상 시험이 여러 건 진행되는 대표적 국가다. 아스트라제네카를 비롯해 시노팩, 화이자 등이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브라질은 최근 중국 백신 구매를 거부하고 나섰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2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 제약업체 시노백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 국민은 누구의 기니피그(실험쥐)도 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아직 임상 시험이 종료되지 않은 백신을 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올렸다. 
 
멕시코와 브라질이 백신 실험 지역으로 부상한 것은 여전히 감염률이 높기 때문이다. 6월 이후 브라질은 일주일 평균 일일 확진자가 2만명을 기록했으며, 멕시코는 6월 중순 이후 하루 평균 4000명의 신규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많은 멕시코 인구가 당뇨병과 같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어 임상시험에 더욱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FT는 지적했다. 
 
멕시코는 이미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칸시노와 충분한 백신 확보를 위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정부는 다른 후보군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은 계속되며, 어떤 후보 물질이 가장 멕시코인들에게 효과적인지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ission)가 2022년 전까지 유럽연합(EU) 인구 중 일부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CNBC는 27일 전했다.

총 27개국으로 구성된 EU 전체 인구는 약 4억5000만명이며, EU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연구개발 중인 후보물질 가운데 10억 이상 도스 분량을 선 구매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신 개발 시기가 명확하지 않고, 효능도 검증되지 않아 접종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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