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적정가격서 거래 원해...기안기금과 맥락 같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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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10-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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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승복 전무 "부지 매각 유동성 확보 위해 시급"

  • 여객 수요 회복 어려워…권익위 중재는 지지부진

"송현동 부지 매각은 대한항공이 이익을 내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당장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것이다."

김승복 대한항공 정책기획담당 전무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 종로구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알짜배기' 땅인 송현동 부지를 두고 서울시와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답답한 마음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원화 추진 이해하기 어려워"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로 서울시와 매각 가격과 지급 방식 등을 협의하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급감한 여객 수요가 내년에도 회복하기 어려워 보이고, 올해 10~12월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이 약 1조2000억원에 달해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2008년부터 보유했던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올해 5월 해당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매각에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시는 지난 7일에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북촌 지구단위 계획 결정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 송현동 부지의 특별계획구역을 폐지하고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경영악화로 송현동 부지를 팔려고 하던 중 서울시가 이 땅을 공원으로 지정하겠다고 나서며 민간의 협상을 방해하고, 사유재산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 전무는 "협상 중에 부지의 용도가 바뀌어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권익위에 중재 요청을 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 정부가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등의 지원을 하고 있는 만큼 서울시도 비슷한 기조로 가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며 "시장 가치라는 게 있기 때문에 신뢰를 갖고 적정 가격에 거래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안기금 "금리 낮을수록 좋다··· 협의 중"

최근 고금리 논란이 있었던 기안기금에 대해서는 "저리일수록 좋다"면서도 "아직 금리가 고정된 것은 아니고, 항공사 신용도에 따라 다른 만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기안기금은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기간산업(항공·해운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40조원 규모로 지난 5월 조성했다. 기금은 최근 매각이 불발된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조만간 제주항공 지원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항공도 기안기금 신청을 준비 중이다. 규모는 1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용등급에 따라 연 5∼7%대로 금리가 높아 기업들의 신청이 저조한 상황이다. 김 전무는 "코로나19 이전부터 힘들었던 항공사도 있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지금까지 대출 이자를 잘 내왔고, 크레딧(신용) 등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 세계가 얼어붙다 보니 만기 대출이 문제가 되고, 리볼빙(차환)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과 유럽, 중국 등도 기간이나 방법은 다르지만 비슷한 제도로 기간산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정부의 지원 외에도 현금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앞서 기내식 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을 9906억원에 매각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1조127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지난 4월 16일부터 시행한 국내 직원 순환(유급)휴직은 올해 12월 15일까지 연장했다.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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