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낙원의 밤' '승리호'…극장 아닌 넷플릭스로 향하는 韓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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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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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콜' '낙원의 밤' 포스터 [사진=NEW 제공]
 

유례없는 고비다. 코로나19 이후 영화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지난해보다 70.3%(7690만명) 줄어 3241만명에 그쳤다. 매출액도 작년 대비 70.6%(6569억원)이나 감소한 2738억원이다. 관객수·매출액 모두 2005년 이후 최저 기록이다.

코로나19로 치명상을 입은 뒤 극장가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 최근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높아진 뒤 관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었지만, 아직도 분위기는 삭막하다.

관객들의 발길이 끊기자 제작·배급사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개봉 시기며 홍보 마케팅 등 애초 계획했던 모든 것이 틀어지고 만 것이다. 영화 '콜' '승리호' '영웅' '모가디슈' 등이 개봉을 잠정 연기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가운데 영화 '콜'(감독 이충현)이 오는 11월 27일 넷플릭스 개봉을 선언했다. 지난 4월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 이후 두 번째로 극장 아닌 넷플릭스 개봉을 선택했다.

영화 '콜'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된 서로 다른 시간대의 두 여자가 서로의 운명을 바꿔주면서 시작되는 광기 어린 집착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지난 3월 극장 개봉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개봉을 연기했고 결국 넷플릭스에서 만나게 됐다.

'콜'의 배급을 맡은 NEW 측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며 고민 끝에 넷플릭스 배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NEW는 '콜'에 이어 박훈정 감독의 신작 '낙원의 밤'도 넷플릭스 개봉을 논의 중이다. 지난달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아 전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을 끌었던 만큼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진출도 노리고 있다.

'낙원의 밤' 넷플릭스 배급에 관해서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넷플릭스 공개를 논의 중인 영화 '승리호'. [사진=영화 '승리호' 포스터]


제작비 240억원을 들인 대작 영화 '승리호'도 넷플릭스 공개로 기울었다. '늑대소년' 조성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이 주연을 맡은 '승리호'는 국내 최초 SF 장르로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바. 당초 추석 개봉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개봉을 잠정 연기, 현재 넷플릭스 개봉을 논의 중인 상태다.

'콜' '낙원의 밤' '승리호' 같은 기대작들이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 개봉을 노리고 있는 건 극장가가 큰 위기를 맞았다는 의미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8일부터 '6000원 영화 쿠폰'을 재배포했지만, 신작 가뭄을 맞은 극장가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CJ CGV가 임대료 상승과 매출 부진을 이유로 영화 관람료를 1000~2000원가량 인상하고 7개 지점 운영을 중단하면서 관객들의 반응은 더욱더 싸늘해진 상황. 영화계의 시름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신작 영화들이 넷플릭스로 발길을 돌리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모두 맞아떨어진다. 코로나19 이후 OTT가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는 데다가 그룹 방탄소년단,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킹덤' 등이 글로벌한 인기를 끌고 있지 않나. 한국 콘텐츠에 대한 전 세계 시청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기에 OTT 공개를 선택하는 건 당연한 일 같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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