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검사 술접대·윤대진 뇌물제공 사실…윤석열 '역린' 건드려 두렵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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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0-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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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2차 옥중입장문'…"검찰이 도피 도와" 추가 폭로

  • "윤석열 '전체주의' 발언 뒤 여당의원 수사 다시 진행"

  • "라임관계사 대표, 야당정치인에 로비명복 2억원 건네"

4월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라임 사건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1일 두 번째 옥중 입장문에서 현직 검사 술접대와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에게 돈을 건넨 건 모두 사실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검찰이 자신의 도피를 도왔다는 새로운 주장도 내놓았다.
 
"룸살롱 접대검사 3명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출신"
김 전 회장은 이날 14쪽 분량으로 된 '2차 옥중 입장문'에서 라임자산운용 사건 무마를 위한 검사 룸살롱 접대는 모두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 7월경 A 변호사와 검사 3명에 대한 술접대는 확실한 사실"이라며 "이들은 예전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고 추가로 폭로했다. 법무부 조사를 받으면서 해당 검사 2명을 사진으로 특정했다고도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공개한 1차 입장문에서 작년 7월쯤 검찰 출신 A 변호사와 함께 청담동 룸살롱에서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술접대 자리에 있던 검사 1명이 나중에 구성된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라임 수사팀에 책임자로 합류했다고도 했다. 2차 입장문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김 전 회장은 "접대 검사가 (이후) 라임 수사팀 책임자로 앉아있는 모습을 봤다"고 강조했다.

A 변호사를 만나게 된 계기도 자세히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A 변호사가 검사로 재직했던 2007년경 제 사건 관련으로 인연이 됐다"며 "(검찰 퇴임 후) 2019년 3월경 수원여객 사건 변호인으로 선임한 뒤 거의 매일 어울려 다니고, 호텔·골프장 회원권 등을 선물하면서 지극히 모셨다"고 주장했다.

그는 "A 변호사가 서울 서초동 아파트 사우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만났는데 총장이 '청문회 준비팀을 도와달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고, 지난해엔 상갓집도 모시고 다녀왔다고 했다"며 "(윤 총장과) 엄청나게 가까운 사이여서 신뢰하게 됐고, 이후 A 변호사 말을 믿고 (라임) 수사팀이 원하는 대로 협조했다"고 덧붙였다.
 
"윤대진 수원지검장측에 5000만원 건넨뒤 '영장기각'"
 
현재 사법연수원 부원장인 윤대진 당시 수원지방검찰청장에게 뇌물을 준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윤 부원장은 윤 총장 최측근이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수원지검장 부탁으로 친형을 보호한다는 지인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며 "한동안 (수원여객 사건 관련) 영장 발부가 안 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1차 입장문에서 2019년 12월 수원여객 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 청구를 무마하려고 관할 지검장에게 로비 명목으로 5000만원을 건넸다고 했다.

검찰이 자신의 도피를 도왔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 전 회장은 "이종필 라임 부사장 도피 때부터 당시 검찰 관계자들에게서 도피 방법 등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며 검찰 수사팀 추적 방법·도피 시 핸드폰 사용법 등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이 부사장과 김 전 회장은 5개월 넘게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 4월 체포됐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21일 공개한 '2차 옥중 입장문'. [아주경제 DB]

 
"검찰, 라임 무관 여당 정치인 6개월 수사" 비난
 
청와대와 여당 로비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 발생 이후 여당 의원을 만난 건 이종필 부사장 호소로 국회 의원회관에 가서 금융 담당 의원님께 억울함을 호소한 것 1차례뿐"이라며 "기모·김모·이모 의원은 2016년에 만난 것이고 라임 펀드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당 정치인들은 라임 펀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수차례 얘기를 했음에도 6개월에 걸쳐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관련해선 '배달사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강 전 수석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에게 돈을 줬지만, 둘 사이에 금품이 오갔는지 본 적이 없고 '돈 잘 전달했다'라는 말도 명확하게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전에도 이 전 대표가 로비 자금을 본인이 쓴 사례가 있다며 "(이 돈도) 이 전 대표가 중간에서 썼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이 발언한 '전체주의'도 언급했다. 윤 총장은 지난 8월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진짜 민주주의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전체주의' 한마디에 수사 방향이 전환됐다"며 "5년 전 여당 의원과 관련해 (로비) 금액이 너무 적다며 사건 진행을 안 한다던 검사가 이 발언 직후 다시 불러 '다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며 "'총장 발표 때문에 그러냐'고 묻자 '맞다'며 도와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1차 입장문에 폭로했던 야당 정치인 로비에 대해선 "돈을 직접 지급한 사실이 없다"면서도 "라임 펀드 관계사인 모 시행사 김모 회장이 2억원을 지급했고 실제로 로비가 이뤄졌음을 직접 듣고 움직임을 직접 봤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김 전 회장은 1차 입장문 공개 이후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검찰에선 윤 총장을 '백두산 호랑이'라고 칭하며 존경한다는데, (윤 총장) 역린을 건드린 게 아닌가 하는 엄청난 두려움이 밀려와서 심적으로 너무 괴롭다"고 호소했다.

그는 "A 변호사가 '태광그룹 박연차 회장 사건 당시 (검찰이) 가족으로 협박했더니 그 강한 박 회장도 부러지고 술술 불더라. 그 일이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사건으로 연결됐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이번 일을 경험하니 당시 상황이 꼭 제 일과 같다"고 토로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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