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수리 시 친환경 부품 사용률 매우 낮아…93% "새 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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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0-10-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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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원 "소비자·정비 사업자 인식 개선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가 2400만대를 넘어서며 차량 노후화와 사고 등에 따른 부품교체 수리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친환경 부품 사용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1년 이내에 자동차를 수리받은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동차 수리 시 92.8%(464명)가 새 부품으로 교체했고, 친환경 부품 이용률은 재생 부품 13.8%(69명), 중고 부품 10.2%(51명), 재제조 부품 2.4%(12명)로 매우 낮았다(복수응답)고 21일 밝혔다.

친환경 부품 유형 중 중고 부품은 51.8%(259명), 재생 부품은 49.6%(248명), 재제조 부품은 26.2%(131명)만 ‘어느 정도’ 또는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해 다수 소비자가 친환경 부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05년 '환경 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동차 부품에 대한 품질인증 제도를 도입했다. 보험회사도 약관에 명시한 중고부품, 재제조품으로 부품을 교체할 경우 새 부품 수리비에 해당하는 금액 중 일부를 소비자에게 지급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인식 부족으로 이들 부품을 선택하는 비율이 낮은 것이다. 

친환경 자동차 부품 중 재제조품은 정부가 정한 품질⋅성능 평가와 공장 심사 등을 거쳐 품질인증을 받고 있으며, 현재 헤드램프 등 48종(승용 39종, 상용 9종)이 재제조 대상 부품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친환경 부품 사용의 선행 조건으로 ‘친환경 부품의 품질과 안전성이 검증되면’이라고 응답한 소비자가 55.4%(277명)에 달해 친환경 부품의 품질 인증제도에 대한 인지도가 낮게 나타났다.

자동차 보험의 친환경 부품 사용 특약 내용을 아는 소비자도 적었다. 자동차 보험회사는 소비자가 친환경 부품(중고부품, 재제조품)으로 교체 수리하면 새 부품 수리비에 해당하는 금액의 20% 또는 25%를 소비자에게 지급해주는 친환경 부품 특별 약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조사 대상 소비자 500명 중 자동차 자기차량(자차) 손해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는 88.0%(440명)에 달했으나, 이 중 친환경 부품 특별 약관 제도를 알고 있는 소비자는 17.5%(77명)에 불과했다. 특약 제도를 모른다고 응답한 소비자(363명)의 59.2%(215명)는 미리 알았다면 친환경 부품으로 수리 받았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자동차 보험 가입 경로에 따라서 친환경 부품 사용 특약에 대한 인지도 차이를 보였다. 보험설계사를 통해 가입한 소비자(24.2%, 132명 중 32명)가 인터넷으로 직접 가입한 소비자(14.6%, 308명 중 45명)보다 해당 특약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었다.

자동차 수리 시에도 친환경 부품 선택을 위한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정비 사업자는 자동차 부품 교체 수리 시 새 부품, 중고 부품, 대체 부품 등을 정비 의뢰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 그러나 조사 결과, 소비자 500명 중 63.2%(316명)가 정비 사업자에게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소비자원은 실제 자동차 수리 현장에서 제대로 설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대다수의 정비 사업자들은 차주의 선호도를 이유로 수리 시 새 부품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정비 사업자 60명을 대상으로 자동차 부품 교체 수리 시 새 부품과 친환경 부품 중 어느 것을 선호하는지 질문한 결과 96.7%(58명)가 친환경 부품보다 새 부품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중복 응답)로는 ‘차주가 새 부품을 원해서’가 98.3%(5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친환경 부품의 안전성이나 품질을 신뢰하지 못해서’ 34.5%(20명), ‘새 부품보다 수명이 짧을 것 같아서’ 32.8%(19명) 등의 순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 부처에 자동차 관리 사업자 대상 고지 의무 준수를 위한 교육 및 관리 감독 강화를 요청하고, 관련 협회에는 자동차 친환경 부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제고 및 홍보 강화, 자동차 친환경 부품 거래 활성화를 위한 부품 유형별 통합 정보제공 시스템 구축 등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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