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기자는 검찰수사를 훤히 꿰고 있었다'..."정치인 관련 추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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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10-1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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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에서 물어 봤는데...이철에게 추가로 전할 것이 있다"

  • "내가 전달할거고 했다...여기저기 더 이야기해 놨다... 원론적인 것 이상"

'검언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검찰의 수사 과정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전화 녹음파일이 추가로 나왔다.

검찰이 신라젠의 상장과정은 물론 정치인 관련 부분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이라면서 이철 대표에게 "이 부분도 (협조가) 되는지 좀 물어봐 달라"며 말문을 연 이 전 기자는 "내가 전달할 것이고, 여기저기 더 이야기해놨다"고 호언장담으로 이어졌다.

심지어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제보자X'가 머뭇거리자 "진정성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원론적인 것 이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13일 아주경제가 확보한 이 전 기자 관련 녹취파일은 지난 3월 22일 이 전 기자와 제보자 지모씨 간 통화내용이 담겼다. 파일에서 이 전 기자는 "(검찰이 벨류인베스트코리아가) 신라젠에 다시 투자하게 된 이유, 의사결정 과정에 정치인이 관여했다는 그런 내용들, 그런 걸 (검찰에서) 많이 볼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 전 기자는 검찰의 수사 상황을 설명하며 "투자금을 회수했을 때 임상실패할 걸 알고 그렇게 했다는 거, 알고 그랬다고 의심하고 수사를 하는게 검찰의 입장이니까 이런 부분에 대한 수사는 사실 피할 수는 없다"고 수사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말했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에 대한 수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유 전 부시장을 언급한다. 그는 "유재수가 정책국장이었고, (검찰이) 그런 부분들을 짚고 넘어갈 거다. 왜냐면 안 볼 수는 없는 거다"라고 말한다.

당시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 중단을 결정했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을 시점이다.

이같은 통화를 나눈 날 이 전 기자와 후배 백모 기자는 채널A 사무실에서 지모씨를 만났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기자와 백 기자는 이날 한 연구위원과 나눈 통화 녹음과 녹취록이라는 여러 힌트를 제시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지씨에게 제시한다.

이동재 : (이철 측이) 검찰에 내가 이거할 것도 달라질 것도 없는데 내가 이 기자님만 믿고 어떻게 가냐”는 거야. “(나는) 아니 너 20년 30년 두드려 맞을거 그래도 조금이라도···

한동훈 : 아니 달라지지 왜 안 달라져. 검찰에도 무슨. 왜 안 달라지겠어.

(중략)

이동재 : 내가 “네가 앉아 가지고 가만히 수사하면서 당해가지고 탈탈 털리는 것보다 그래도 먼저 자진납세하면서 하는 이게 너한텐 낫지 않겠냐. 내가 할 수 있는건” (이라고 말했어요)

한동훈: (제보를 하면) 당연히 좋은 방향으로 가지, 기본적으로 보면 (검찰과) 한 배를 타는 건데

이동재 : 막말로 처음에 여기가 얘기한 건. 제가 안 된다고 하긴 했는데. “검찰 쪽을 연결해 줄 수 있냐”는···

한동훈 : 연결해줄 수 있지··· 제보해, 그 내용을 가지고 범정을 접촉해.

이동재 :당신 어차피 계좌추적 하면 다 털려요 하니까. 뭘 원해요? 가족을 원해요? 그나마 가족? 자기도 14년을 받으니까···

한동훈 : 그걸 가지고 우리랑 대화하고 싶다면 확실하게 믿을 만한 대화의 통로를 핵심적으로 연결해 줄 수 있는 거지


이 같은 통화의 취지는 이 전 기자와 지씨 간 통화 내용에 그대로 등장한다. 이 전 기자는 "막말로 안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나. 다 두드려 맞을 텐데···"라면서 "안하는 것보다 낫다"라고 재차 확인한다.

이에 지씨가 "직접 그분(=한동훈)이 컨트롤은 해주시는 거죠?"라고 미심쩍어하자 이 전 기자는 "컨트롤이라는 단어가 좀 위험하다"면서도 "아까 대화 내용 중에 다 설명을 드렸다. 그거 내용만 보셔도 (알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또 "벌써 말해 뒀다"거나 "아까 말씀드린 것도 최대한 뛰어 보고 말씀드린 것" "그쪽(검찰 관계자)에서도 거기(수사팀)에 말하겠다고 하고···"라며 검찰 고위층과 밀접한 관계임을 여러 차례 과시하기도 했다. 

이 전 기자는 "선처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안한 것보다 훨씬 낫다"고 강조하거나 "원론적인 것 이상(으로) 좀더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이 약속을 해줄 수는 없지만 검찰 수뇌부와 상당한 교감이 있으며 자신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전 기자 측은 지난 6일 이 전 대표의 법정증언으로 '검언유착의 프레임이 깨졌다"고 주장하며 보석을 신청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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