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전문직 신용대출 연봉 2배 못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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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0-10-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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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중은행들 금융당국 압박에 고소득 전문직 대출 한도 축소

신용이 좋은 고소득자도 한 은행에서 연봉의 2배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고소득자의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자,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고소득 전문직군의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축소 압박에 시중은행들이 고소득 전문직군의 대출 한도를 낮추고 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전문직군의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19일부터 일부 전문직군의 소득 대비 신용대출 한도율을 기존 300%에서 200%로 축소할 계획이다. 다만 전문직 세부업종별로 2억∼3억원 수준인 신용대출 절대금액 한도는 그대로 유지된다.

전문직의 유동성 한도대출(일명 마이너스통장)의 한도는 1억원으로 설정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업종별 신용대출 상한만 넘지 않으면 전문직 마이너스 통장에 별도의 한도를 두지 않았다.

NH농협은행은 이달 내에 금융기관 종사자 대상 신용대출 '금융리더론'과 의사 등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슈퍼프로론'의 최대한도를 기존 2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각각 축소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부터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KB직장인든든'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축소했다.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KB스타신용대출'의 한도도 3억원에서 절반인 1억5000만원으로 줄였다.

하나은행은 지난 8일부터 주력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하나원큐'의 대출 한도를 최대 2억2000만원에서 최대 1억5000만원으로 낮췄다. 하나은행의 경우 고소득 전문직의 신용대출 한도를 낮춘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연봉이 대체로 평균 1억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연봉의 2배까지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 셈이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전인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은행들은 고소득·신용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소득의 2.7~3배에 이르는 신용대출을 쉽게 내준 것과 대조적이다.

시중은행들이 고소득 전문직군에 대한 신용대출의 한도를 낮춘 것은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4일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 임원들과의 화상회의를 열고 신용대출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은행들에 자율적으로 신용대출을 관리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가계대출이 고소득·고신용 차주, 고액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신용대출 가운데 소득 8000만원을 넘는 고소득 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6월 30.6%에서 올해 6월 35.4%로 늘었다. 동시에 고신용(1~3등급) 차주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78.4%에서 82.9%로 늘었다. 억대 고액 대출 비중 역시 증가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신용대출에서 1억~2억원의 고액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동기 대비 2.3% 포인트 상승한 14.9%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용대출 축소를 압박하면서 시중은행들이 빠르게 관련 대출의 한도를 낮추고 있다"며 "특히, 최근 고소득 전문직의 신용대출이 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이들에 대한 한도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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