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말만 中企 지원…대출이자 더 받은 국책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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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20-10-1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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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상품 80% 평균 금리 중기>중견

  • 자금 부족·높은 이자에 연체율 상승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상품 10개 중 8개가량의 평균금리가 중견기업 평균금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간 대출금리 차가 최대 1% 포인트 이상 높은 상품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책은행의 '중소기업 지원'이란 설립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의 중소·중견기업 대상 대출 상품 50개'를 분석한 결과, 총 40개 상품에서 중소기업의 대출 평균금리가 중견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산업은행의 대출상품 38개 중 33개에서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중견기업보다 높았다. 기업은행은 12개 대출상품 중 7개 상품에서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중견기업보다 높았다. 반면, 중견기업의 대출금리가 중소기업보다 높은 경우는 두 은행 각각 5개 상품에 불과했다.

산업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는 3.14%인 반면, 중견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는 2.75%가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대출금리가 0.39% 포인트 더 높게 부과됐다.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평균금리가 3.10%, 중견기업은 3.03%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대출금리를 0.07% 포인트 더 높게 책정했다.

산업은행에서 내놓은 상품 중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간 대출금리 차이는 최대 1.13% 포인트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간 대출금리 차이는 최대 0.7% 포인트를 기록했다.

실제 산업은행에서 2016년 시행한 '중소우대운영' 상품의 경우 중소기업에는 평균 3.98%의 대출금리가 부과됐지만, 중견기업에는 2.85%의 대출금리가 적용됐다. 해당 상품은 경영혁신기업 혹은 수출기업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개설·운영돼 왔다.

기업은행이 운영 중인 'IBK사업장분양자금대출'은 사업장을 분양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상품이다. 올해 이 상품을 이용한 중소기업은 평균 2.6%의 대출금리를 적용받았고, 중견기업은 1.9%의 대출금리를 적용받았다.

중소기업은 중견기업보다 금리는 높으면서도 지원받는 대출금액은 중견기업의 17%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전체 대출기업과 대출금을 합해 1개 기업 단위로 평균 대출금을 산출한 결과, 중소기업은 평균 12억7200만원을 대출받았고, 중견기업은 평균 71억42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 같은 중소기업에 대한 높은 이자 부담은 자연스레 연체 발생으로 이어졌다. 산업은행에서 내놓은 38개 상품 중 17개 상품에서 중소기업의 연체가 발생했다. 중견기업은 단 3개 상품에서만 연체가 발생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12개 상품 중 6개 상품에서 중소기업의 연체가 발생했지만, 중견기업에서는 단 1개의 상품에서도 연체가 발생하지 않았다.

송 의원은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은 중견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정작 중소기업에 지우는 이자 부담이 중견기업보다 큰 것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원칙이 퇴색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중소기업에 대해 합리적인 지원과 혜택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곳"이라며 "중소기업에 대한 평균금리 혜택을 부여하는 등 중견기업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의 중소·중견기업 대상 대출 상품 50개'를 분석한 결과, 총 40개 상품에서 중소기업의 대출 평균금리가 중견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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