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배달통의 추락…그 뒤에는 배민·요기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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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10-0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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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주 민주당 의원, 의도적인 배달통 죽이기 의혹 제기

  • DH코리아 대표 "배달통, 합병 전부터 유지 전략" 반박

요기요·배달통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배달통의 점유율을 주저앉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산자위 국정감사에서 "배달앱 시장규모가 확대되는 상황인데도 배달통은 무기력하게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신규사업자의 시장진입 가능성 보여주려 고의적인 배달통 죽이기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달앱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담합하고 시장경제질서를 방해한 것이 아닌지 정부당국은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모바일 앱분석 업체 앱애니의 '9월 배달앱 업체 점유율'을 분석 자료로 제시했다. 자료에 따르면, 배달통은 전월 대비 0.3%가 하락해 1.6%를 기록했다. 배민은 63.2%, 요기요는 29%를 차지해 두 업체의 점유율 합이 90% 수준을 계속 유지했다. 지난 6월 점유율 3위로 올라섰던 쿠팡이츠는 전월 대비 1.2%포인트가 올라 6.2%를 기록했다. 쿠팡이츠와 배달통의 차이는 전월 3.1%포인트에서 4.6%포인트로 더욱 벌어졌다.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강신봉 대표(왼쪽)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통은 지난 2015년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하는 요기요와 합병됐다. 그 이후로 배달앱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배달통 역시 배민과 요기요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확고한 업계 3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월 사용자수 91만명, 점유율 7.9%를 기록한 이후부터 지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는 게 이 의원의 분석이다. 

그동안 배달통 점유율 하락은 강력한 경쟁자인 쿠팡이츠가 지난해 6월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지만, 이 의원은 쿠팡이츠의 성장과 관계없이 배달통의 점유율과 실사용자수는 하락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쿠팡이츠는 시장 진입 8개월 후인 2020년 1월까지 점유율 1.5%를 한 번도 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방치되고 있는 배달통 애플리케이션이 그 방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과거 배달통 홈페이지 역시 로그인과 회원가입, 음식 주문이 모두 가능했지만 현재 배달통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앱 다운로드 메뉴 외에는 어떠한 기능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앱 업데이트도 올해 3월에 마지막으로 진행됐다. 또한 홍보와 마케팅 부분에도 전혀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배달통 서비스 상황을 살펴보면 소비자의 접근성, 편의성이 이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떨어져 있다. 어느 순간 깡통 홈페이지가 됐다"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다른 배달앱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사용자 최적화를 위해 여러 차례 업데이트를 실행한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방치된 것"이라고 말했다.

[표=앱애니,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이 의원은 사실상 DH가 배달통의 홍보와 서비스 업데이트를 중단하면서 사용자수를 인위적으로 줄이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으며, 이와 관련해 이날 산자위 국감에 출석한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표에게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배민과 요기요가 이렇게 인위적으로 점유율을 조정하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에서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결합 심사에서 점유율만큼이나 중요한 기준은 신규업체의 시장진입 가능성"이라면서 "배민과 요기요의 점유율을 굳건히 하고 배달통의 점유율을 낮춤으로써 쿠팡이츠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배민과 DH는 인수합병을 발표하며 배민, 요기요, 배달통 서비스의 독자 경영하겠다고 밝힌 것과 완전히 대치된다"면서 "그러나 배달통의 점유율 하락 과정은 언제든지 내부적으로 다른 서비스 경영을 간섭하고 인위적인 점유율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표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우아한형제들 인수 전인 2018년부터 배달통은 '유지', 요기요는 '공격' 투자하는 전략을 쓰고 있었으며 그 결과가 현재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 대표는 "1위(배민)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배달통과 요기요 앱에 똑같이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전략적인 투자를 한 것"이라면서 "때문에 지난해 배달통은 큰 하락을 했으며 올해 실질적 주문 수는 현상 유지에 그쳤다. 다른 경쟁 배달앱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에 더 큰 하락으로 보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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