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北에 요동치는 한반도…ICBM 공개냐 SLBM 시험발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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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9-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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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 외신 위성사진 근거로 北 대규모 열병식 개최 예측

  • 北 당 창건 75주년 전후로 무력도발 나설 가능성도 존재

  • 새로운 전략무기 ICBM 공개, SLBM 시험발사 등 추측난무

  • 北, 美 대선 앞두고 '레드라인' ICBM 시험발사는 자제할 듯

북한의 당 창건 75주년인 ‘쌍십절(10월 10일)’을 20일가량 앞두고 한반도 정세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대북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풍 피해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북한의 대규모 열병식 준비 동향이 곳곳에서 포착됐기 때문이다.

북한이 앞서 당 창건 기념일과 같은 국가행사에서 새로운 무기 공개 또는 전략무기 시험발사 등 무력도발을 해왔기 때문에 북측의 열병식 준비 동향은 한반도 정세로도 이어진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의 열병식 준비 동향을 전하며 북측의 무력도발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7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 광장 인근에서 대규모 인파가 집결해 노동당 창건 75주년 군사 퍼레이드(열병식)의 리허설을 진행하는 모습을 포착한 위성사진. [사진=AFP·연합뉴스]


21일 외교·안보가에서 예측하는 북한의 열병식 행보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개이고, 나머지 하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다.

지난 18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 위성사진업체 ‘맥사’가 제공한 사진에서 평양 김일성광장 인근에서 수천 명이 대형을 이뤄서 모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이를 열병식 준비 장면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15일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평양 미림비행장 내에 김일성광장을 본뜬 지역을 중심으로 군인들이 행진 훈련 등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평양 미림비행장은 북한이 열병식을 앞두고 장비와 병력을 집합시키는 곳이다.

로이터통신은 위성사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가장 큰 미사일을 선보일 수 있는 관측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지난 2일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한국 담당 국장은 백악관 당국자 발언 등을 인용해 이번 열병식에서 북한이 고체연료 ICBM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다른 안보 당국자와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의 SLBM 시험발사 가능성에도 주목하며, 최근 위성사진 등을 통해 북한이 SLBM을 여러 개 탑재할 수 있는 3000t급 신형잠수함을 신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북한의 당 창건 열병식을 앞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북한의 SLBM 시험발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후보자 신분이었던 지난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열병식) 준비 기간을 고려할 때 (SLBM 발사)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은 16일 인사청문회서 북한의 SLBM 발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2018년 9월 9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에서 탱크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북한의 새로운 전략적 무기 공개, 시험발사 모두 한반도를 긴장상태로 넣는 행위다. 다만 전문가들은 두 가지 모두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수준의 행보라는 것에 주목한다.

현재 미국은 본토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ICBM 발사를 ‘레드라인’으로 설정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새로운 ICBM을 공개해도 크게 반발하지 않으리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ICBM을 공개한다고 해도 성능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큰 위협으로 여기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11월 미국 대선을 한 달도 안 남겨둔 시점에서 북한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북한의 ICBM 발사 우려를 낮추고 있다.

김형석 대진대 교수(전 통일부 차관)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이번 열병식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 교수는 미국 대선 전 북·미 간 만남이 이뤄지는 이른바 ‘10월 서프라이즈’가 실현된다면 북한은 열병식에서 공개할 새로운 전략무기 등을 앞세워 미국과 협상하려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선노동당출판사가 노동당 창건 75주년(10월 10일)을 앞두고 새 선전화를 창작했다고 2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밤하늘을 수놓은 축포와 횃불행진 대오를 배경으로 망치와 낫, 붓을 든 노동자, 농민, 지식인들이 그려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북한은 이날 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하는 선전화(선전 포스터)를 공개하며 내부 결속에 집중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조선노동당 출판사에서 당 창건 선전화를 새롭게 제작했다고 밝히며 “당 창건이 선포된 유서 깊은 당 창건 사적관과 붉은 당기, 꽃다발이 형상되고 노동당의 빛나는 발전 행로와 위대한 투쟁의 역사를 가슴 뜨겁게 돌이켜보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포스터에 적힌 ‘위대한 우리 당에 최대의 영광을!’이라는 문구에 대해 “경축의 밤하늘에 터져 오르는 축포와 용용히 굽이치는 횃불 행진대오를 배경으로 마치와 낫과 붓을 높이 추켜든 노동자, 농민, 지식인이 형상됐다”고 부연했다.

특히 신문은 새롭게 제작된 선전화가 “김정은 동지의 영도를 충성으로 받들어 당 창건 75돌을 향한 총공격전에서 기적과 위훈 창조의 불길을 세차게 일으켜나가고 있는 우리 인민들과 인민군 장병들의 투쟁을 적극 고무추동할 것”이라며 당국 메시지 전달에 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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