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디지털 교도소' 80여건 중 17건만 차단…논란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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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9-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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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사자 요청 없는 게시물 차단 제외

  • '처벌불원' 의사 없으면 명예훼손죄 가능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사적제재 논란이 있는 '디지털 교도소' 내 일부 게시물에 대해 접속을 차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상당수 게시물이 그대로 남게 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심위는 지난 14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 처리 문제를 긴급 심의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한 결과, 89건의 게시물 중 17건을 접속차단하기로 했다.

방심위는 "사이트 전체를 차단하는 것은 과잉규제 우려가 있다"며 "문제가 되는 개별 게시물에 대한 심의를 통해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이 명백한 게시물에 한해서 제한적으로 차단 등의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디지털 교도소'에 게시된 모든 게시물이 명예훼손과 인권침해라는 주장이 일면서 비판이 적지 않다. 방심위 결정을 보도한 기사 댓글에는 "그럼 나머지(72건)는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냐", "범죄자 신상을 개인적으로 공개해도 되는 것이냐"라는 반응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디지털 교도소에 있는 게시물 들은 명예훼손과 모욕, 정보통신망법 위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예훼손죄가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당사자의 신고나 고소 등 처벌의사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이 있다. 방심위도 같은 입장이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다.

15일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방심위 관계자는 "차단된 17건 중 10건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7건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으로 접속차단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명예훼손 관련해서는 당사자가 본인 명예가 훼손됐다고 정보 삭제나 차단을 요청해야 하는 것을 요건으로 한다"며 "7건은 당사자 신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아청법 관련 10건은 방심위가 직접 모니터링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성범죄자 알림e'에 공개된 정보는 아동·청소년 등을 등록대상 성범죄에서 보호하기 위해 성범죄 우려가 있는 사람을 확인할 목적으로만 사용이 허용된다. 방심위는 디지털 교도소는 이를 위반해 성범죄자 알림e에 공개된 정보를 사이트에 게시해 차단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방심위는 불법도박이나 성인물 사이트 등 명백하게 불법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이트 전체차단을 진행해왔다.

앞으로 디지털 교도소 전체차단이 가능한지 질문에 대해서 관계자는 "심의위원들 결정에 따라 가능해 방향을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새로운 신고가 생기거나 모니터링을 통해 법률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추가 심의는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디지털 교도소는 성범죄, 살인 등 강력범죄 혐의자들 신상을 임의로 공개하며 사적 제재 논란을 불렀다. 잘못된 정보로 엉뚱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성착취물 제작을 의뢰했다며 이 사이트에 정보가 올라간 한 대학생이 결백을 주장하다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고. 지난 7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범인으로 동명이인의 신상을 잘못 공개해 게시물을 삭제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6월 말 이 사이트에 노출됐지만 무고한 피해자로 밝혀진 한 의과대학 교수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1기 운영진이 사이트를 폐쇄해 접속이 안됐었지만 최근 2기 운영자를 자처하는 인물이 나타나며 다시 접속이 재개됐다.
 

[사진=디지털교도소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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