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인권 가정교사 필요없다"…얼굴 붉힌 中·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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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9-1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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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수뇌부 회담, 민감 사안 공방 벌여

  • 홍콩·위구르 주권 문제, 내정간섭 안돼

  • 보편적 인권은 없어, 유럽이나 잘해라

  • 투자협정 연내 타결 언급 등 당근 제시

  • 美 공세 맞선 유럽 끌어안기 전략 난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유럽연합(EU) 수뇌부와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미국의 대중 포위 전략을 뚫기 위한 중국의 유럽 끌어안기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유럽연합(EU) 수뇌부는 홍콩 국가안전법(홍콩보안법)과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날 선 공방을 벌이며 얼굴을 붉혔다.

15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전날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하반기 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화상 회담을 진행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100년 만의 대격변이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며 "세계의 양대 세력·시장·문명인 중국과 유럽이 단합해 방역과 경제 회복, 정의 수호를 위해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을 향한 유럽의 불신 어린 시선을 의식한 듯 △평화 공존 △개방과 협력 △다자주의 △대화와 협상 등 중국과 유럽이 견지해야 할 4가지 사안을 언급했다.

그는 "세계에 완전히 똑같은 정치 제도 모델은 없고 서로 다른 문명이 공생하는 게 정상적"이라며 "대화로 오해를 풀고 발전으로 난제를 타파하며 이견을 적절히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회담이 진행될수록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이슈들이 속속 등장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홍콩 주민과 국제 사회에 대한 그들의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며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티베트자치구의 소수민족, 인권 운동가, 언론인에 대한 처우에도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홍콩 내 반중 세력을 억누르기 위한 홍콩보안법을 제정해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에 돌입하며 다수의 민주 인사를 체포·구금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경우 100만명 이상의 위구르족이 재교육 수용소에서 인권 탄압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회담 때 "홍콩·위구르 관련 문제의 본질은 중국의 주권과 안보, 통일 노선을 수호하는 것"이라며 "중국에서 분열과 소란을 획책하거나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걸 결연히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세계 어디에도 보편적인 인권 발전 노선은 없다"며 "인권 보장은 최선이 없으며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인권 가정교사가 필요 없고 이중 잣대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각국은 자신의 일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유럽도 내부에 존재하는 인권 문제를 잘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고 역공을 가했다.

신화통신은 "EU 측은 스스로 문제가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상호 이해 증진을 통해 이견을 관리해 나가길 희망했다"고 맞장구를 쳤다.

다만 중·EU 투자협정의 연내 타결 가능성과 시장 추가 개방 등을 언급하며 관계 개선 노력도 기울였다.

시 주석은 "중국과 유럽은 중요한 교역·투자 파트너"라며 "적극적인 자세로 투자협정 협상을 가속화해 연내 타결 목표를 실현하자"고 말했다.

이어 "중국 시장은 열려 있고 EU 농산물 수입 확대도 환영한다"며 "유럽도 중국 기업에 공평·공정하고 비차별적인 경영 환경을 제공해 달라"고 당부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중국 시장에 접근하고 장벽을 허무는 데 매우 진지하다"며 "중국은 투자협정이 가치가 있다는 걸 납득시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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