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금리 때 발행…시장 금리 상승 대비
  • 대출 수요 급증에 영업 위한 자금 조달

[사진=아주경제DB]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들어 채권 발행을 늘리며 현금을 확보하고 나섰다. 채권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지불해야 하는 금리가 조금이라도 낮을 때 발행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초저금리에 은행에 돈 맡기는 고객은 줄어드는 반면, 대출 수요는 급증해 대출영업을 위한 현금 확보의 일환이기도 하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총 18조3000억원의 은행채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7월과 8월 두달간 찍은 채권이 7조3700억원에 달한다. 상반기 발행 채권(10조9300억원)의 67% 수준이다. 하나은행이 3조7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채권을 발행했으며 국민은행 2조3500억원, 우리은행 1조500억원, 신한은행 9000억원 등 순으로 채권을 찍었다.

이는 시장금리 상승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높은 가격(낮은 금리)에 발행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은행채는 대부분 고정금리여서 은행 입장에서는 최대한 낮은 금리로 발행해야 향후 비용이 적게 든다.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가능성이 높아지며 시장금리는 이미 오르는 추세다. 추경이 실행되면 채권 물량이 급증해 가격은 하락(금리 상승)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이달 1일 1.273%까지 올랐다. 올해 가장 낮았던 지난 7월 31일(1.031%)과 비교하면 한달 만에 24.2bp(1bp=0.01% 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은행채(AAA) 5년물 금리도 민평평균 기준 1.277%에서 1.498%로 22.1bp 올랐다.

예금액으로 대출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점도 채권 발행이 늘어난 요인으로 꼽힌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일제히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은행에 돈을 맡기려는 소비자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수신액으로는 만기가 1년이 대부분인 신용대출에만 사용할 수 있고, 만기가 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을 취급하기 위해선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수요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당분간 채권 발행은 더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채권발행이 소비자 입장에서 반길 일은 아니다. 채권을 많이 발행할수록 물량이 많아져 채권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하고 향후 은행의 조달 금리가 높아져, 결국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어서다.

코픽스가 떨어지는 것은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했다는 것이고, 오르는 것은 그 반대 의미다. 특히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의 경우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더라도 하락폭이 둔화되거나 오히려 상승 반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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