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SDI, 인도 공장 설립 보류…글로벌 전략 다시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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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08-2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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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확산·인도정부 규제 강화 여파

  • 판매법인 전환…中 창춘법인도 청산

삼성SDI가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을 보류했다. 코로나19 사태의 확산과 스마트폰 시장의 위축 등 대외 환경의 변화에 따른 결정이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모듈을 생산하는 중국 창춘(長春)법인도 청산하는 등 생산전략 재점검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인도법인을 당초 계획했던 생산·판매법인이 아닌 판매법인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삼성SDI 반기보고서의 생산설비 목록에서도 인도법인은 제외됐다.

삼성SDI는 지난해 1월 경영위원회를 열고 인도법인의 설립을 결정했다. 2018년 7월 삼성전자가 인도 노이다에 연간 1억20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장을 완공하면서, 이곳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생산라인을 갖추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SDI는 최근 인도법인을 판매법인의 역할로 한정하기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베트남법인의 배터리셀 물량을 인도법인이 현지 배터리팩 생산 협력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장 건설 계획 또한 중지된 상태다. 생산법인의 직접 운영에 이점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삼성SDI 관계자는 "향후 현지 시장이 정상화되고 수요가 늘어날 경우 인도법인을 생산법인으로 전환하는 방향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가 계획을 변경한 것은 인도 내 경영 환경의 변화 때문이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최근 인도 정부가 기업을 대상으로 일부 규제의 강화에 나선 것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풀이다. 코로나19가 현지에서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3일 기준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는 300만명을 돌파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경제 상황 악화로 삼성SDI 인도법인 매출은 1분기 3억5000만원에서 2분기 1100만원으로 급락한 상황이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도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는 인도 맞춤형 저가 스마트폰 '갤럭시M' 시리즈의 확대에 나섰다. 갤럭시M 제품군은 삼성전자의 인도 출하량 가운데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성SDI로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SDI는 지난 4월 결정한 창춘법인의 청산 또한 완료했다. 창춘법인은 2015년 삼성SDI가 인수한 오스트리아 배터리 기업 마그나 슈타이어의 중국 생산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올해 들어 공급계약 만료에 따라 자연스럽게 법인을 청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최근 몇년간 삼성SDI는 기존 해외법인의 구조조정에 주력하며 배터리 전문 업체로의 체질 개선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2014년 독일법인을 시작으로 지난해 브라질법인까지 총 6개의 해외법인을 청산했다. 모두 과거 주력했던 브라운관 사업 관련 조직이다. 이를 대신해 헝가리를 유럽 생산 거점으로 결정하고 증설에 나서는 등 전기차 배터리 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중국 우시(無錫) 공장을 준공하고 편광필름 등 전자재료 사업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인도 노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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