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뒤집은 의대생들 ‘덕분이라며 챌린지’ 논란…농아인협회 “수어 모독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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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0-08-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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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생, 정부의료정책 추진과정에 의료계 목소리 미반영 '항의'

  • '덕분이라며 챌린지; 헌신에 대한 상징을 '조롱'으로 도 넘었다 지적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인턴, 레지던트 등 종합병원에서 수련하는 전공의들이 순차적으로 파업에 돌입하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앞에서 서울대 의대 3학년 학생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이후 방역과 치료에 헌신한 의료진, 구급대원, 공무원, 봉사자 등에게 감사와 존경을 담은 ‘덕분에 챌린지’를 비꼰 ‘덕분이라며 챌린지’를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등에 따르면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 추진 과정에서 의료계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항의의 뜻을 담아 지난 5일 ‘덕분이라며 챌린지’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호소문에 따르면 이들은 “코로나19 사태에 집중하기 위해 의료계가 의대정원확대 정책에 대한 전면재검토를 요청했으나 정부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계속 의료계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예비의사인 의대생과 전문의 수업 중인 전공의들이 일방통행적 정책수립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 의대생은 국시거부와 동맹휴학을 결의...(이하 생략)” 등의 대응을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에 항의하면서 시작한 ‘덕분이라며 챌린지’가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린 모습인 것이 알려지면서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에 대한 항의를 수준을 넘어 국민들이 코로나 종식에 헌신한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상징을 멋대로 악용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결국 한국농아인협회가 지난 21일 “의대생들은 수어를 모독하지 마라‘는 의대생들에게 수어를 악용하지 말 것을 호소했다.

아래는 한국농어인협회 성명서 전문,

[성명서] 의대생들은 수어를 모독하지 마라!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의료현장에서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편 주먹을 손바닥 위에 올리는 형태의 수어는 타인을 “존경한다”는 뜻으로 수어를 모르는 사람조차 널리 알려진 수어이다.

그러나, ‘존경’을 뒤집은 형태는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굳이 의미를 부여한다면 존경이라는 단어의 반대 의미를 넘어서 남을 “저주한다”와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 코로나 사태가 다시 재확산되어 국민들의 불안과 불편이 가중되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 의료파업에 동참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서 “저주한다”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엉터리 수어를 자신들의 파업상징으로 사용하고 있어 우리 농인들이 분노한다.

우리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는 의대협이 미래의 이익을 지키겠다며 대한의사협회의 파업에 참여하는 자체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지만, 남을 저주한다는 의미를 담은 엉터리 수어를 상징으로 사용하는 것은 “수어에 대한 모독”으로 받아들인다.

우리 농인에게 ‘수어’가 갖는 위상과 가치는 국어의 그것보다 더 높다. 그러한 농인들의 수어를, 생명을 구하는 의사가 될 의과대학생들이 미래의 이익을 지키겠다며 끌어다 쓰고 모독한 것이다.

의대생들은 농인의 모국어인 수어를 모독하지 마라.
엉터리 수어를 차용하여 농인의 위상을 실추시키지 마라.
그리고 의사들의 이익에 농인의 수어를 악용하지 말라.

우리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는 전국의 모든 농인들을 대표하여 의대협 조승현 회장을 비롯한 의대협의 사과를 직접 요구하며, 대한의사협회 차원에서 장차 의사가 될 의대생들을 직접 단속하여 줄 것을 요구한다.

의대생들은 농인들에게 사과하라!

2020. 08. 21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
회장 변 승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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