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신흥국 통화 '빨간불] 원자재 수요 회복이 살길…물가폭등 우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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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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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던 3월과 4월 대규모의 투자금이 신흥국에서 빠져 나갔다. 게다가 코로나19의 확산은 브라질을 비롯한 많은 국가의 혼란을 부추겼다. 이들 국가들의 취약한 보건 시스템과 정부 재정 악화 같은 문제들을 더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문제에 문제가 겹치면서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수십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통화가치 폭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3~4월 신흥국을 떠났던 대부분 투자금은 아직 신흥국으로 돌아오고 있지 않다고 외신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


◆석유와 구리의 가격이 올라야 통화도 돌아와 

급격한 통화 가치 하락이 계속될 경우 신흥국의 경제는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급격한 물가상승은 수입 비용과 외채 상환 비용을 모두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물가 폭등은 소비자들의 구매력마저 축내면서 경제의 성장를 가로 막는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통화의 하락을 막을 능력을 상실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와 채권자들의 추가 이탈이 일어날 위험도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이들 국가의 재정난은 더 악화된다. 

다만 이들 국가의 주요 수출품인 석유와 구리 같은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회복될 경우에는 통화의 추가 급락폭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최저치에 비해 다소 회복되기는 했지만, 원유 소비량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회복 속도와 폭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구리 등 경기에 민감한 산업용 금속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막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코로나19 사망자는 이미 `10만명을 넘었다. 브라질 정부는 기업과 실업자들을 돕기 위한 지출을 크게 늘렸다. 재정적자가 더 악화한 것이다. 이에 달러 대비 헤알화의 가치는 올들어 27%나 떨어졌다. 

◆열쇠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쥐고 있다 

신흥시장의 취약한 의료시스템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발을 빼게 만들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연합체인 국제금융협회(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채권과 주식에서 770억 달러를 회수했던 외국인들은 6월까지 230억 달러만 재투자했다. 

결국 이들 국가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방역에 성공하느냐가 투자자들을 다시 끌어모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JFD 그룹의 수석시장분석가 챠랄람보스 피소로스는 전염병이 신흥 시장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특히 브라질, 러시아,멕시코, 남아공 등은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과 더불어, 브라질, 인도,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들이다.

특히 이중에서도 터키의 리라는 인플레이션 상승, 경제성장 둔화, 실업률 증가로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더욱이 올해 미국 주식 시장이 급등함에 따라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흥시장통화와 같은 변동성이 큰 해외 자산에 대한 흥미가 사라져버렸다. 굳이 신흥국으로 몰려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라자드 자산운용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흥 장 통화가 코로나19 위기의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했기 때문에 값이 싸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통화가 정상적 밸류에이션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미국 달러의 구조적 약세로의 전환, 신흥 시장의 성장이 선진 시장의 성장을 능가한다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강력한 봉쇄 정책을 시행했다. 결국 올해 경제 성장이 -11%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남아공 랜드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올들어 거의 20% 넘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도 빠져나오고 있다. 7월 말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채권시장에서 30억 달러 이상, 주식시장에서 거의 40억 달러 투자금이 빠져 나갔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에서 초저금리로 인한 낮은 수익률과 신흥국의 변동성 감소가 투자자들의 신흥시장 복귀를 부추길 수 있지만, 내년 상반기이후에나 이런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한편, 멕시코, 터키, 인도 등 다수의 개발도상국들은 신용 흐름을 강화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금리를 인하했다. 금리가 낮아지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 게다가 금리 차를 이용한 매력도도 낮아진다. 

선진국과의 금리차이가 낮아지면서, 달러나 유로, 엔화 등 저금리 통화를 사들여 고수익 통화에 투자하던 투자자들에게 신흥국 통화의 매력이 낮아진 것이다. 게다가 터키처럼 자국 통화를 떠받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소진해 통화 하락이 계속될 경우 중앙은행들도 손쓸 방법이 사라진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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