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신천지보다 더 싫다" 누리꾼 와글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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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요 기자
입력 2020-08-1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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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회에서 대면예배·단체식사 등 방역수칙 위배 행위 강행

  • 방역 적극 참여 천주교​·불교와 비교되며 SNS서 비난 여론

[사진=연합뉴스]


"이쯤 되면 개신교 종교개혁 한 번 더 해야 될 듯", "불교는 부처님 오신 날 포기, 천주교는 부활절도 넘겼는데 개신교만 왜 이러는 건가요", "원래도 교회를 싫어하지만 이제는 신천지보다 더 싫다", "X독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겠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광복절 연휴 광화문 집회 참여를 독려한 여파로 교회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개신교 전체를 향한 비판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18일) 정오 기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 관련 누적 확진자는 457명으로 늘어났다. 하루 새 138명이 증가한 수치다. 전국적으로 5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온 대구 신천지 교회 사태 때보다 빠른 속도다. 

확진자가 폭증하자 정부는 수도권 전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전 0시부터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사적·공적 집합·모임·행사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수도권 소재 종교시설에서는 비대면 예배만 허용된다.

교회 발 코로나 2차 재유행으로 결혼식을 미룬 예비부부, 취업을 준비하던 취준생, 등교를 기다려온 학생들까지 일상생활 복귀를 꿈꿔온 대다수 국민들의 바람도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교회가 대면예배 고집한 이유는..."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개신교를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정부의 방역지침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천주교, 불교와는 달리 대면예배, 단체식사 등 방역수칙에 벗어나는 행위를 강행한 개신교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지난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수도권 대형교회들은 정부 발표 직전까지 대면예배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교회가 감염 위험이 높은 대면예배를 고집한 이유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아이디 Ser*****는 "한국만큼 인터넷 예배하기 쉬운 나라도 없다. 대면예배를 집착하는 이유에 헌금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대면예배에서 모인)헌금은 얼마가 모였는지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온라인은 국세청이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5000여 명 이상이 공유했다.

아이디 Li**** 는 "교회가 대출로 지어진 건물에서 예배를 보기 때문에 헌금이 중요하다는 트윗을 보니 생각난 이야기가 있다"며 "신도 수로 대출을 감정가 대비 높게 받는다. 아는 세무사가 얘기해 준 것"이라고 적었다. 이 글은 1000명이 넘는 사람이 퍼갔다.

아이디 샨***는 "중앙 교단의 월급을 받는 천주교 신부나 불교 스님들의 경우와 달리, 개신교 목사들은 교회에 출석하는 신도들 헌금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한다. 교인들이 출석해야만 돈이 생기는 개신교는 목사들이 살기 위해 신자들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개신교계는 지난달 8일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개신교회 내 소모임 및 단체식사 금지 의무화 조치를 발표하자 반대 성명을 발표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한국교회총연합은 성명을 통해 "한국교회 전체를 싸잡아 감염병 전파의 온상으로 지목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에 그 논리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반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에 있던 지난 4월 코로나 대한불교조계종은 연례행사인 '부처님 오신 날'을 한 달 미루고, 법회를 중단했다. 천주교는 교구 내 232개 성당의 미사를 무기한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개신교 OUT" VS "개신교도 억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상에서는 '개신교 OUT'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개신교와 연관된 모든 것들을 소비하지 않겠다"며 개신교를 배척하자는 위험 수위 발언도 나오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개신교 교인들이 코로나19 검사에 불응하는 목격담이 공유되며 이 같은 움직임에 불을 붙이고 있다. 글쓴이는 "종교란에 개신교, 불교, 천주교를 적는데 한 교인이 '여기 책임자 나오라그래 XX 개신교? '개'를 어디다 붙여!'라고 소치쳤다. 담당자가 '교회 다니면 개신교에 체크하면 된다'고 안내하자 그 교인은 '사이비 같은 '개'를 붙이냐'라며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부 교인의 일탈행위를 개신교 전체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집회에 참석한 개인의 잘못이 개신교 교인들 전체에 대한 혐오로 번지는 현상을 우려한 것이다. 이는 자칫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비판 여론에 직면한 개신교 내부에서도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기독노동조합을 추진 중인 엄태근 목사는 이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전광훈 목사를 강력 비판하며 "기독교 정신과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엄 목사는 "일부 대형교회들이 이 사람(전광훈 목사)을 추종해서 사회에 혼란스러운 일을 만드는데 어쨌든 교회도 사회기관이다. 방역수칙에 똑같이 동참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교회를 파괴하려고 저런다' 이런 주장 자체가 반사회적 행태라고 할 수 있고 이런 부분에서 교회가 자정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런 분들을 파면하지 못하고 이렇게 있지 않나"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목사 부모님 아래서 신앙생활을 해온 직장인 A씨는(31) "굳이 대면예배를 고집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교회 전체가 비판을 받아서 억울한 측면이 있다. 일부 일탈하는 목사들이 기독교를 욕먹인다는 그런 피해의식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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