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장관 “의사 집단행동 자제해달라” 약발 안 받는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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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0-08-1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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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병원 중심 대한의사협회 14일 집단휴진 강행

  • 박 장관, 5일 이어 두 번째 담화문 내놨지만 설득 실패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료계 집단휴진 추진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화로 풀자”라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대한의사협회가 14일 집단휴진을 예고했다. 사실상 정부와 의료계 관계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였던 지방의대 정원확대 등 보건의료정책은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박 장관이 의료계 집단휴진 예고와 관련해 “모든 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사협회가 14일 집단휴진을 결정한 것에 대해 정부는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 7일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증원을 문제 삼으며 강행했던 집단 휴진이 다시 한번 돌아오게 됐다. 박 장관은 지난 5일 이미 한 차례 대국민 담화에 나서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으나 사태는 되레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동네의원 등이 주축이 된 대한의사협회가 집단휴진에 나서기 때문에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박 장관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동네의원을 비롯한 의료기관 20% 정도가 휴진하겠다는 입장을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4년 3월 의료계가 정부의 원격의료 시행에 반대해 집단휴진을 강행했을 때 정부 추산 휴진율 20.9%와 비슷하다. 정부와 의료계간 갈등이 5년 만에 되풀이된 셈이다.

의료계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데는 박 장관의 대국민 담화가 구체적인 방안 없이 비판 수위만 높였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지역의료격차 해소와 관련해 △지역에 필요한 진료과목에 의사 정원을 배치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과 수련 환경 개선 등을 밝히기는 했지만 이전부터 거론됐던 보완책으로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박 장관은 이날 “의대정원 문제는 정부와 논의해야 할 의료제도적인 사안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와 아무 관련이 없는 문제”라며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에 위험이 초래될 수 있는 진료 중단을 통해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행동은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라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결국 의료계가 박 장관의 담화문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복지부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분주한 모습이다. 복지부와 각 지자체는 상황실을 마련하고 응급 상황에 대비한다. 또 응급의료 포털과 모바일 앱을 통해 응급 진료 상황을 국민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앞서 의협 측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육성 방안을 ‘4대악 의료정책’으로 규정하고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다만 이번 집단휴진에 응급실과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의사는 참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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