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신뢰 무너트렸다”…법원, 답안 유출 쌍둥이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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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8-1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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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빼낸 시험 답안을 토대로 시험을 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들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송승훈 부장판사)은 숙명여고 두 쌍둥이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사건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해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한 2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렸다.

이들은 숙명여고 1학년이던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2018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다섯 차례의 시험에서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을 토대로 답안을 작성,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은 1년 6개월 동안 치른 5차례의 정기고사에서 지속해서 이뤄진 범행을 직접 실행했고 성적 상승의 수혜자”라며 “피고인들은 아버지에게 징역 3년의 중형이 확정된 후에도 피고인들이 범행을 끝까지 부인하고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쌍둥이에게 각각 장기 3년·단기 2년의 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자매는 “검찰이 직접증거 없이 간접증거만으로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이 편 주장들은 논리와 경험칙에 비춰볼 때 합리적인 의문이라기보다는 추상적인 가능성에 불과하다”며 “(아버지인) 현씨에 대해 이미 유죄가 확정된 형사 판결에서 동일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판단을 이 사건에서 채용하기 어렵다고 볼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은 숙명여고 학생들에게서 공정한 경쟁 기회를 박탈했으며 공교육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트려 죄질이 좋지 않은데도 피고인들이 범행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아버지가 3년의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고 피고인들도 이 사건으로 학교에서 퇴학당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아버지 현씨는 업무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다.
 

[사진=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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