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자화자찬, 아베는 뒷짐만…코로나19에 대응하는 美·日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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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기자
입력 2020-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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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또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은 오늘(5일) 하루에만 5만여 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사망자는 1285명 늘어나 16만명을 넘어섰다. 일본 역시 어제(4일)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기록하는 등 재유행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현실을 외면하는 듯한 행동과 발언을 하고 있어 자국민들의 비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P]
 

▲남 잘 되는 꼴 보기 싫은 트럼프? 대응 않고 '자화자찬'만···

지난달 28일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누구도 우리가 한 것만큼 해내지 못했다"며 미국이 코로나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을 보면 한국과 독일보다 좋지 않다"고 비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인구 대비로) 보면 안 된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로 봐야 한다. 여기는 미국이다. 확진자와 사망자 비율로 봐야 한다"며 반박했다. 이에 기자가 "한국은 인구 5000여만명에 사망자가 300여명"이라며 치켜세우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모르는 일"이라며 한국의 통계는 믿을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주장대로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로 보면 미국은 3.29%로 한국(2.08%)과 별 차이가 없으나,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을 보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이에 현지 외신들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전 세계의 4분의1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는 동안, 자신의 정부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처에 대한 비난을 다른 나라로 돌리려 했다"며 비판했고,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의 사망자 수가 적은 건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트럼프는 정말로 팬데믹이 얼마나 나쁜지 이해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언론의 비판에도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것을 끝낼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물리칠 것이다. 조만간 그럴 것"이라며 또다시 현실과 동떨어진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 3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최고위 정부 당국 전문가들이 팬데믹이 새 국면에 진입했다고 경고하고, 수백만명의 어린이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며, 2분기 미 성장률이 -32.9%을 기록하며 휘청거리는 등 남은 몇 달간 끝없는 위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윗이나 날리며 주말마다 골프장에서 보내고 있다"며 코로나19 대응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코로나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자제해왔던 데버라 버크스 백악관 코로나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코로나 사태는 새 국면에 있다. 3~4월과 오늘은 다르다. 비정상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사망자가 30만명 나올 수 있다'는 일각의 경고에도 "어떤 상황도 불가능하지 않다"며 비관론을 내놨다.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적나라한 평가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친 낸시 펠로시(미국 하원의장)에 맞서려다 그(버크스)는 미끼를 물었고, 우리를 공격했다. 한심하다"는 글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평가는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 CNN이 발표한 플로리다, 애리조나, 미시간 3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모두 앞섰고, 미시간에서는 두 자릿수 차이로 벌어졌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애리조나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15%p 앞섰고, 미시간에서도 4%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율 하락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3일에 있을 대선 준비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 '하루 1000명' 제2차 코로나 대유행 조짐...아베 정부, 미온적 대응

일본 코로나는 지난 4~5월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었다. 당시 아베 총리는 '일본 모델의 승리'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최근 연일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기록하며 '제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긴급사태를 선언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아무런 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답답한 지자체는 독자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도쿄는 3일부터 술을 제공하는 음식점(술집), 노래방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단축을 요청했고, 오사카는 식당 단축 영업과 주민들에게 5명 이상 회합 자제까지 요청한 상태다. 오키나와현과 기후현도 외출 자제와 음식점 방문 자제, 직원 재택근무 등을 요청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지난 6월 기자회견을 이후로 국회에도 출석하지 않는 등 한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아베가 자취를 감추자 도쿄신문은 "감염 확산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행정부 수장의 존재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이상한 사태"라며 지적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 역시 코로나19 대응 실패가 지지율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그동안 30대는 아베 정권의 핵심 지지층이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대응 모습을 본 이들 역시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재집권 후 7월까지 총 111차례 여론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30대 이하 유권자 이탈 조짐이 뚜렷했다.

30대 유권자의 아베 내각 지지율은 올해 1~7월 평균 38%를 기록해 아베 총리 재집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45%에 달했다. 아사히 신문은 "30대는 육아와 근로가 한창인 세대이며, 코로나가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민감한 세대라 정부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다른 연령대보다 크게 나타난다"며 이탈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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