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HDC현산, '책임전가VS일방적 거래종결'...공방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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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07-3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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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앞다퉈 입장자료 내고 공개 비방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과 아시아나항공이 재실사 여부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측 모두 계약 파기에 대비한 '책임 떠넘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현산은 이날 각각 입장 자료를 내고 최근 불거진 인수전 무산 가능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현산측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재실사 요구를 묵살한 채 29일 오전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며 선행조건 미충족 등으로 인수계약을 위반한 것은 금호산업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금호산업은 현산 측의 재실사 요구에 대해 계약해지를 위한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며 8월 12일 이후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현산은 "재실사는 계약해지를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다"라며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한 대책 수립에 반드시 필요하고, 정확한 상황 파악 없는 대책 마련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4조5000억원으로 늘고 당기순손실이 급증한 점, 매수인 사전 동의 없는 추가차입, 부실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지원 등으로 인수가치에 대한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은 "현산이 마치 충분한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거래 종결을 회피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금호산업은 현산이 지난해 12월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대규모 인수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금호산업은 "현산은 7개월 동안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들에 대한 모든 중요한 영업 및 재무 정보를 제공받아 인수실사 및 PMI(Post-Merger Integration) 작업을 진행했다"며 "이는 국내 M&A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금호산업은 그동안 현산에 제공한 영업 및 재무상태에 관한 자료를 공개했다. 재무제표 대비 실적 악화나 채권은행의 1조7000억원 추가 차입, 영구 전환사채(CB) 등에 대한 정보는 이미 제공됐다는 것이다. 또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 등도 이미 정보 제공 됐을 뿐만 아니라 문제 삼지 않겠다고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고 금호산업은 설명했다.

현산 측은 거듭 재실사를 요구하고 있다. 현산은 "우리는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반환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거래종결을 위해 재실사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며 "신뢰할 수 없는 재무제표에 근거한 막연한 낙관적 전망만으로는 결코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산 측은 공개적인 재실사를 위해 채권단의 참관 혹은 공동실사를 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은 "최대한의 신의성실을 다하는 차원에서 현산과의 협의의 가능성은 열어 놓겠다"면서도 선행 조건이 마무리됐는데도 계약을 종결하지 않을 경우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인수의사가 있다면 불필요한 공문 발송이나 대언론 선전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금호산업은 현산 측의 계약해지를 위한 시간벌기 가능성도 차단했다. 현산 측이 계약종결 조건이 마무리 됐는데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 2500억원을 몰취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금호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영업 환경의 급변 및 실적 악화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가 아니다"라며 "과거 2008년에도 글로벌 경제 위기는 계약해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계약 이행 보증금 반환 청구가 기각된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 아시아나항공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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