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나는 '불멸의 코로나'...호주·홍콩·일본서 감염 물결 일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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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07-2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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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확산 방지와 경제 재개 사이에서 균형점 찾기 어려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졌던 나라를 중심으로 감염 물결이 다시 일렁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홍콩, 호주, 일본 3개국에서는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양상을 띠고 있다. 이들 국가는 확산 초기에 제대로 된 조처를 했다는 찬사와 함께 모범 방역국으로 꼽힌 바 있다.
 
호주, 호텔 방역 실패·느슨해진 자가격리로 코로나 감염사례↑
지난달까지만 해도 호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19 확산세가 비교적 약했다. 지난달 호주에서는 지역 사회 내 감염이 한 건도 보고되지 않은 채 3주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갑자기 코로나19 감염사례가 급증하면서 지난 9일까지 남동부 빅토리아주에서만 7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빅토리아주 보건 책임자 브렛 서튼은 해외에서 온 여행객들이 투숙한 호텔에 대한 방역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감염 사례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교와 아파트, 요양원 등지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심지어 빅토리아주는 지난 22일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가 484명 추가되면서 올 3월 기록했던 일일 최고치를 뛰어넘기도 했다.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주 총리는 "최근 증상이 있어 검사를 받은 사람의 90%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19가 끝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며 경고했다. 지난 8일부터 6주간의 봉쇄령이 내려진 멜버른에서는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여전히 하루 확진자 수는 수백 명대에 머물고 있다.
 
홍콩, '예외 규정'에 구멍 뚫린 방역망...식당, 모임 제한하며 다시 고삐 조여
홍콩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이 다시 빨리는 모양새다. 지난 5일까지 3주간 지역사회 전파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던 홍콩에서는 이후 1300명의 신규 확진자가 추가됐다. 이 가운데 87%는 지역사회 내에서 감염됐다. 앞서 지난달 16일부터 실내 모임과 식당, 체육관 출입 제한 조처가 해제됐는데, 이후 확산 속도에 불이 붙었다.

또한 현지 전염병 전문가들은 비행기 조종사와 승무원 등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 검사와 2주 자가격리를 면제한 것도 바이러스가 재확산하는 데 기폭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하자마자 홍콩은 중국발 여행객을 막았다. 이후 3월에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여행객과 학생들의 입국을 막으면서 모범 방역국으로 꼽혔다.

그러나 홍콩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자 '예외 규정'을 만들면서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 WSJ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6월 중순까지 최고 16만1000명이 이런 예외 규정을 적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홍콩 내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악화하자 당국은 식당이나 모임 등을 제한하면서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일본, 국내 관광 활성화 위한 '고투 트래블' 첫날...신규확진자 981명 
일본 역시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주 수도 도쿄에서는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258명을 기록, 지난달과 비교해 4배 이상 늘었다. 심지어 지난 23일에는 일본 전역에서 981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역대 하루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대해 당국은 늦은 저녁까지 유흥활동을 즐긴 젊은 사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방역 대책은 오히려 약해졌다. 긴급사태를 다시 선포하지 않는 것은 물론, 지난 23일부터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이라는 지원 사업도 시작했다. 1조3500엔(약 15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국내 여행 비용의 50% 상당을 보조하는 내용이 골자다. 1박 기준 1회에 최대 2만엔을 지원해준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도쿄도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여행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는 "'고투 트래블' 관련 감염 예방 대책을 철저히 시행하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협력하에 신중히 경제활동을 재개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역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세를 외면했다. 그는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젊은 세대 감염자가 많고, 60대 이상 감염자나 중증환자가 적다"며 "4월 긴급사태를 선언할 당시와는 조건이 다르다"며 말했다. 이어 스가 장관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현시점에서 긴급사태 선언을 다시 발령해 사회·경제 활동을 전면적으로 축소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처럼 호주, 홍콩, 일본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 사례는 코로나19를 완전히 박멸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WSJ은 이들 3개 국가 사례를 통해 경제 재개와 바이러스 확산 방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또 장기간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사람들의 피로도도 방역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WSJ은 "단 한 번의 방심으로 그간 모든 봉쇄와 방역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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