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홍보’ 필요성 언급한 文 “보안도 각별히 신경 써 달라”

김봉철 기자입력 : 2020-07-23 16:36
취임 후 두 번째로 ADD 방문…격려와 당부 동시에 언급 8월 창설 50주년 앞두고 노고 치하…현장 간담회도 진행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대전 유성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첨단 무기와 군사장비를 시찰한 뒤 연구진과 가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구소 로비에 마련된 간담회장에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국내 기술진이 개발한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맨 오른쪽)가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해 최첨단 전략무기를 참관하고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전에 위치한 ADD 대전 본부를 찾았다. 서훈 국가안보실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안준석 국방개혁비서관, 노영민 비서실장 등이 자리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왕정홍 방위사업청장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ADD를 찾은 것은 취임 후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 23일 충남 태안에 위치한 ADD 안흥시험장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현무-2 탄도미사일 4차 시험발사 장면을 참관했다.

ADD는 우리 군에 필요한 무기와 국방과학기술에 대한 각종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곳이다. 1970년 ‘자주국방의 초석’을 목표로 출범한 ADD는 내달 6일 창설 50주년을 앞두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방산 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최첨단 무기 관련 보고를 청취한 뒤 1층 로비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우리의 전략무기, 국방과학의 수준은 고도의 비밀보안 사항으로 취급되고 있기 때문에 국방과학연구소의 성과를 자랑하기 어려운, 자랑까지는 아니더라도 홍보 정도는 할 수 있어야 되는데 그것도 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이어 “다 밝히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전체적인 수준, 나아가 민간 산업 분야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얼마나 해외로부터도 인정받아 수주되고 있는지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홍보하고 자랑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돼야만 방위력 개선비, 나아가 국방연구소 R&D(연구개발) 자금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리는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을 ”"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한 번 좀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했다.

참석자들도 보안상의 이유로 연구개발의 성과를 알릴 수 없다는 것과 관련한 애로점을 주로 언급했다.

한 참석자는 “저희 남편이 같이 (연구소를) 다니기는 하지만 저희 가족은 저희 부부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아이들은 아무도 모른다”면서 “오늘을 계기로 대통령님이 이렇게 오셔서 가까이 격려를 해 주신다는 것을 제가 오늘 집에 돌아가서 얘기를 하면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굉장히 훌륭한 일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과학자들은 참 단순한 사람들이어서 자기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그것을 사람들이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면 그것으로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입사한 이후 25년간 연구해 왔지만 제 연구 결과를 한 번도 국제학술지에 발표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참석자는 “하지만 제가 하는 연구가 결국은 제 가족을 포함한 국민들의 안위를 위한다는 사명감으로 저의 과학자적인 자존심을 보상해 왔다”면서 “우리가 이렇게 발표하지 못하고 개발하는 기술들은 단지 종이나 컴퓨터에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연구원들 머릿속에 차곡차곡 축적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저희 연구원 하나하나가 바로 살아 있는 저장매체로서 핵심기술을 보존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의 연구 성과에 대한 격려와 함께 보안과 국민 신뢰에 대해서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현황 보고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국방과학기술의 연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와 또 연구 성과의 보호와 보안을 위해서도 각별하게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했다.

ADD는 최근 일부 퇴직 연구원들이 휴대용 저장장치(USB)나 외장하드에 국방 기밀 자료를 담아 해외로 유출시킨 혐의가 드러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 대통령은 “연구원 한 분, 한 분이 안보를 지키고 평화를 만드는 애국자이며 대한민국 국방력을 구성하는 소중한 전략 자산”이라며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이 국민들께서 누리는 일상의 편안함으로 돌아간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도 “그동안 우리 방산하면, 늘 그 뒤에는 ‘비리’라는 말이 따라붙어서 정말 방산 비리라는 이 프레임, 우리의 전체적인 국방연구하고 방산의 발전을 많이 억눌러 왔다”면서 “다행히 우리 정부의 출범 이후에는 단 한 건도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서 저 스스로도 여러분들에게 또 방산 종사자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방산이나 국방과학 분야에 대해서 국민들께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결국 우리 국방과학연구소도 국민들이 내는 세금, 그 예산 가운데 상당 부분을 R&D 자금으로 배분받기 때문에 우리가 이미 이루고 있는 성과들을 제대로 알림과 동시에 여러 가지 면에서 국민들에게 신뢰를 높여달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연구실험실에 도착해 40분여분간 무기 시찰 및 최첨단 전략무기에 대한 비공개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이 점검한 무기는 신형 탄도미사일 ‘현무-4’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거리 800㎞에 탄두중량 2톤(t)에 달하는 이 미사일은 최근 개발에 최종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보안 사항이라 자유롭게 말할 수는 없지만 탄도미사일 성공에 대해 축하의 말을 드린다”면서 우회적으로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현황 보고에 앞서 우리 국방과학기술의 성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와 강력한 파괴력을 갖춘 최첨단 전략무기들을 보니 참으로 든든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무기개발의 실패 성공사례 동영상을 시청한 뒤 남세규 ADD 소장과 김세훈 책임연구원으로부터 무기체계개발 현황을 보고 받았다.

남세규 ADD 소장은 “우리 과학의 힘으로 강한 국방 구현에 기여하고 현재 세계 9위권인 국방과학기술을 6위권 목표로 도약시키고자 한다”면서 “전장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고출력 레이저, 소형 정찰위성군, 스텔스 무인기, 상승단계요격 등 게임 체인저급(Game Changer) 신무기 개발에 과감히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김 책임연구원은 △우주 분야 △고에너지 분야 △정밀타격 분야 △레이더 분야 등에 대한 개발 현황을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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