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에 빠져드는 검찰...내부통신망 논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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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7-0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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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공모해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모함하려 했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두고 검찰이 격론에 빠져들었다. 일부 검사들이 내부통신망에서 수사팀을 공격하자 수사팀 부장검사가 직접 반박에 나서면서 논쟁이 본격화됐다. 

검찰 일부에서는 '윤 총장이 잘못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데 자꾸 억지논리도 상황을 뒤엎으려하다가 수렁에 빠져드는 것 같다'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팀을 이끄는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검찰 내부전산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MBC에 대한 피고발 사건도 수사절차에 따라 MBC로부터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제보자를 조사하는 등 치우침 없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중앙지검 수사팀이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는 한 지방 검찰청 현직 부장검사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수사팀은 대검찰청에 수사상황을 일일이 보고했으며 절차에 따라 증거를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함부러 비판하지 말라는 취지로 읽힌다. 

정 부장검사는 "그동안 중요 수사진행 상황에 대해 대검 주무부서인 형사부에 수사상황 일일보고 등 사전·사후 보고를 하고 대검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진행해왔다"며 "다수의 중요 증거를 확보해 실체적 진실에 상당 부분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가지로 검찰 구성원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오로지 법리와 증거에 따라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장은 지난 7일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나를 비롯한 일선의 많은 검사가 현 수사팀이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수사를 한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사실이 아니라면 적극 해명하고, 해명하기 어렵다면 수사권을 특임검사에게 넘겨라”라고 촉구했다.

정 부장은 "이 사건은 '권언유착'이라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인데, 사건 진행 경과를 보면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며 "그런데도 현 수사팀은 수사 초기 MBC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기각 이후 이와 관련된 수사는 전혀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팀은 대검 부장 회의에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승인받을 당시 한 검사장에게 유리한 부분은 모두 뺀 녹취록을 제출하는 '악마의 편집'을 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검사의 객관 의무를 심각하게 위배한 것으로, 이 자체로 감찰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 내부에서 이 사건의 발단인 '전문수사자문단'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박철완 부산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게시판에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이명 ‘검언유착’ 사건)에 대한 의견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윤석열 총장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전문수사자문단을 활용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으로 인해 법무부장관의 구체적 수사지휘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전문수사자문단을 개최한 윤 총장이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이글에는 여러 검사들이 댓글을 달면서 뜨거운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검언유착' 수사팀이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 정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이 글에 대해서도 “대검과 수사팀의 견해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팀이 대검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면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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