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진단]“올 하반기 전세 시장 전방위 강세…임대사업 혜택 축소 신중해야”

강영관 기자입력 : 2020-07-07 15:09
전·월세 상승 우려되고 비제도권 임대주택 관리도 어려워 저금리 유동성 장세 분산시킬 수 있는 정책적 유도 필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여당이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를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부동산전문가들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제로 집값을 잡을 가능성은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임대사업 위축으로 가뜩이나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서울 아파트 전세물건의 부족 사태가 확산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경우 계속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며 '발상의 대전환'을 요구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저금리 유동성 장세를 분산시킬 수 있는 정책적 유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것

본지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전·월세 가격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임대주택 중 3분의 1 정도가 임대사업자 등록제도를 통해 제도권 임대주택이 됐지만, 여전히 3분의 2는 비제도권 임대주택으로 임대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며 "만약 세제 혜택을 축소한다면 비제도권 임대주택 관리에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부동산 임대사업자는 그간 전·월세 안정화와 미분양 해소에 기여했다"며 "세제 특혜 축소는 주택시장 안정 측면에서 검토되는 것이 아니라 임대시장의 공급능력과 자생력, 체질 등 육성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전세가격 상승과 개인임대주택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임대사업자의 공급까지 감소시키는 정책은 매매시장의 문제를 전·월세 시장으로 전가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값에 비해 상대적인 안정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이 운영하는 KB부동산 리브온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2017년 2.08% △2018년 1.62% △2019년 0.04%로 감소했으나, 올해 들어서 상반기에만 1.28% 상승하며 오름폭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하반기에도 지역의 구분 없이 전·월셋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상영 교수는 "하반기에는 매매시장의 거래 정체와 가격상승, 세금증가 등으로 인해 전셋값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전세의 월세 전환 등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주거비 상승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올해 하반기에도 입주량 감소와 정부 규제, 높은 집값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며 전·월세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민간임대를 대체할 공공의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는 장기적으로 임대가격 상승이나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 퇴로 열어주고 공급 확대책 병행돼야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예고한 종부세율과 양도세율 동시 인상과 관련해 단기적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주택자의 징벌적 과세가 임대주택 공급의 감소와 함께 임차인에게 세 부담을 전가하는 등의 고질적인 문제가 있어 실효적으로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랩장은 "차익 목적의 비실거주 매입수요가 감소하는 등 거래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일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 가격 하락을 유도하기엔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다주택자는 세금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왔다. 기대수익률이 좌우되는 가장 큰 포인트이기 때문"이라면서 "지금까지는 단기 보유 다주택자들이 세금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제는 장기 보유하기 위해 구입(증여, 임대 등)했던 다주택자 역시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강화만으로는 다주택자들의 매물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퇴로를 마련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영 교수는 "소유자의 정상적인 퇴로를 확보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즉 세금은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양도소득세 포함) 완화라는 원칙 아래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급 확대책이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도 "규제 일변의 정책 못지않게 공급확대 정책을 살펴야 한다"며 "아울러 사후적 핀셋규제식 대응보다는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사전적·광역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거래규제와 세금 정책으로는 주택시장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규제보다는 시장에서 원하는 지역과 상품의 꾸준한 공급이 주효할 것이다"고 말했다.

노희순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세제에 대한 현실화와 임차시장의 확대 등에 따라 다주택자에 대한 정당한 시장참여를 인정하고 유도하는 기조였다"며 "주택가격 급등에 대한 책임을 다주택자에게 전가하고 다시 마녀사냥식으로 징벌적 과세를 하는 것은 정책적 일관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우량 부동산 간접 투자상품 시장에 제공…유동자금 흡수해야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저금리와 유동자금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측면에서 이를 흡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 방안으론 금융의 재구조화 및 리츠 등을 통한 개발이익 향유 방안 등이 거론됐다.

함영진 랩장은 "장기화될 저금리 현상과 3000조를 넘어선 시중 통화량을 고려할 때 부동산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집중되지 않도록 어렵더라도 대체투자처(공모형 리츠, 펀드 등 간접 소액 투자, 지수를 활용한 소액 간접투자 상품)를 다양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쉽게 말하면 집을 사지 않으면 부동산에서 수익을 가져갈 수 없는 현재 상황을 개선해, 강남 아파트에 내가 살 수는 없을지라도 일부 투자해 개발 수익을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구조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상영 교수는 "리츠와 부동산펀드 등은 부동산전문가들에 의해 운영되는 소액금융상품으로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편"이라며 "다만 이들 상품 투자과정에서 도덕적 해이나 부실투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들 상품에 대해 금융 및 부동산 당국이 충분히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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