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공급 없는 규제, 하반기엔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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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으로 문을 열었다.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11% 넘게 오른 경기 화성 동탄구는 7월 5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받게 됐다. 용인 기흥구와 구리시도 함께 묶였다. 과열 지역을 이제라도 막아 다행이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 때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가 부동산정책 실패의 신호탄처럼 읽혔던 기억을 떠올리는 우려도 나왔다.

둘 다 일리가 있다. 단기간에 집값이 뛰는 지역을 방치할 수는 없다. 갭투자와 추격 매수를 막기 위해 규제지역 지정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 같은 장치는 필요하다. 다만 규제는 오른 뒤 따라가는 처방이다. 거래를 줄일 수는 있어도 집을 늘리지는 못한다. 이재명 정부의 하반기 부동산정책이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는 점은 가볍지 않다.

누적 지표로 봐도 시장은 만만하지 않다. 올해 1~5월 전국 주택 준공은 전년보다 46.7% 줄었고, 서울도 41.6% 감소했다. 전월세 시장에서는 월세 비중이 70%에 가까워졌다. 시장이 체감하는 집은 인허가나 발표 물량이 아니라 입주 가능한 집이다. 입주는 줄고, 서울과 수도권의 가격 압력은 이어지고, 임차인의 선택지는 좁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만 앞세우면 한계가 분명하다. 매수 대기자는 전세시장으로 밀리고, 전세가 부족하면 월세 부담이 커진다. 세금과 대출, 거래 규제가 한꺼번에 강해지면 매물이 잠기고 수요는 옆 지역으로 흐른다. 공급 없는 규제가 오래 통하지 않는 이유다.

다행히 이성훈 LH 사장이 새로 취임했다. LH는 청년, 신혼부부, 무주택자를 위한 공공주택 공급의 핵심 실행기관이다. 매입임대도 필요하지만 이미 지어진 집을 사들이는 방식만으로 공급 부족을 근본적으로 풀 수는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문한 LH 직접 시행도 이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3기 신도시, 공공택지, 도심복합사업, 공공정비, 유휴부지 활용이 실제 일정표 위에 올라와야 한다. 공급의 물꼬를 LH가 터야 주택이 실제 집이 필요한 낮은 곳으로 흐를 수 있다.

전세는 줄고 있고 월세화는 빨라지고 있다. 전세가 빠지는 자리에 불안정한 월세만 남는다면 그것은 시장 변화가 아니라 부담 전가다. 임차인들이 전세집을 찾아 고통받지 않도록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 사기 걱정이 없도록 보증을 붙이고, 오래 살 수 있게 보장하며, 적정 임대료도 조건이 돼야 한다. 

비아파트 공급도 이 기준에서 봐야 한다. 아파트만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빌라,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은 도심 안에서 빠르게 주거 선택지를 늘릴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러나 전세사기 이후 신뢰가 무너진 시장에서 물량만 늘리는 방식은 위험하다. 아무리 속도가 중요해도 주거의 하한선만큼은 양보하면 안 된다.

정부는 세제 개편을 예고했다. 부동산정책의 색깔이 선명히 드러날 지점이다. 고가 주택과 투기성 보유에 부담을 높이는 방향은 필요하다. 다만 실수요자와 저가 주택까지 같은 강도로 누르면 시장 양극화만 커질 수 있다. 보유세는 고가·다주택·비거주 보유를 중심으로 정교하게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춰 매물이 움직일 통로를 열어야 한다. 집을 팔고 옮길 수 있어야 가격 조정도 가능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실수요자 보호를 강조해 왔다. 그 실수요자는 통계 속 평균 가구가 아니다. 규제에 막혀 집을 구하지 못하고, 전세를 구하느라 줄을 서고, 월세 부담에 생활비를 줄이는 사람들이다. 청년,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무주택자, 주거취약계층이 더 이상 집 때문에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는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공급 없는 규제는 하반기에는 통하지 않는다. 부동산정책은 이제 말보다 입주로, 명분보다 주거비로 평가받는다.
 
박용준 건설부동산부 부장
박용준 건설부동산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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