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유족 '질책 논란'? 임오경, "보수 세력의 훼방"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아버지와 통화하며 "아이(최 선수)가 힘들어 하는데 왜 부산에 방치했냐, 집에 데리고 오지"등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최 선수 아버지가 6일 말했다.

최 선수 아버지는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임 의원과) 두 번 통화를 했었다"며 "임 의원에게 '저도 그게 제일 후회스럽다. 그런데 유족한테는 그런 말 하는 게 한번 더 제 가슴에 대못을 박는 그런 기분이 든다'고 이야기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가 '임 의원이 의도적으로 감독과 팀 편을 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 것이냐'라고 하자, 최 선수 아버지는 "두 번째 전화가 왔을 때는 철저히 조사해서 국회에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2020년 1월,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5호로 본격적인 정치인 행보를 걷기 시작한 전 핸드볼국가대표 임오경 [사진=연합뉴스]

한편 임 의원은 최 선수의 팀 동료에게도 통화 중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임 의원은 최 선수의 동료와 통화하면서는 "왜 부산시체육회까지 피해를 보는지" "어린 선수에게 검찰·경찰 조사를 받게 했는지" "(최 선수가)남자친구와 안 좋은 게 있었나" "경주시청이 독특한 것"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가혹행위의 과정, 가해자 등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은 없고 선수의 개인사에 치중하며 피해자 측을 질책하는듯한  모습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누리꾼들 사이에선 '피해자를 대상으로 청문회를 하는 것이냐', '왜 주변 인물들에게서 피해자의 사생활을 캐내냐'는 반응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선수 시절의 임 의원. 영화 '우생순'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사진=연합뉴스]

과거 서울시청 핸드볼 팀 감독을 지낸 임 의원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 주인공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하다. 임 의원은 자식을 둔 부모의 심정으로 말했던 것이라며 짧은 통화 과정에서 진심을 전달하려다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체육인 출신으로서 사건과 사람에 집중하며 오가는 말 속에서 다소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는 있다. 피해자와 유족들이 겪은 슬픔을 안타까워하며 공감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마땅한 도리이고, 부조리의 척결과 제도의 개선은 정치인의 임무이다. 하지만 사건 피해자에 대한 신변 조사는 어디까지나 경찰을 비롯한 각 관계 당국에서 나설 일이고, 취재는 기자의 몫이다.

한편 논란이 일자 임 의원은 5일 저녁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과 국회 문화 체육관광위원회, 임오경의 진상규명이 두려워 이를 끌어내리려는 보수 체육계와 이에 결탁한 보수 언론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