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청 김 감독, '무면허' 팀닥터에게 꼼짝도 못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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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재 기자
입력 2020-07-0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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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심리 치료'를 목적으로 고용된 안 모씨는 의료와 관련된 어떤 자격도 없는 무자격 임시직이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안 모씨의 신상이 일부 공개되며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로 활동했던 고(故) 최숙현 선수 가해자로 지목받는 경주시청 소속 ‘팀닥터’ 안 모씨는 의료와 관련된 어떤 면허도 없는 무자격 임시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안 씨는 공식적으로 선수단에 속한 인물이 아니며, 심지어 선수들의 사비를 들여 '심리치료' 를 한다는 명목으로 고용된 임시직이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가해자로 지목된 '팀닥터'는 의사가 아닐 뿐 아니라 의료와 관련된 다른 면허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즉 해당 팀닥터는 정식 등록된 의료인이 아니며, 물리치료사 자격조차도 없는 비전문가라는 것이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김모 감독이 2일 오후 경주시체육회 사무실에 출석하는 모습. 팀 닥터 안모씨는 이날 지병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가지 의문스러운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최숙현 선수가 녹음한 폭행 현장 음성파일에선 김 감독이 안 모씨에게 절절매는 듯한 대목이 수차례 나온다. 안 모씨가 선수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저지르는 동안 김 감독은 옆에서 동조하거나 한숨을 쉬는 것 외엔 뚜렷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김 감독은 선수들을 폭행하는 안씨에게 “콩비지찌개를 끓여왔다”며 안주를 대접하며 술을 권한다. 안 모씨를 향한 호칭에 언제나 “선생님”을 붙이며 공손히 대하고, 또 최숙현이 폭행을 당한 뒤 흐느끼자 “닥터 선생님께서 알아서 때리시는데 아프냐”고 다그친다. “왜 선생님이 이렇게 화가 나셨나 하면…”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안 모씨와 김 감독은 같은 고향 출신의 지인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다.
 
 

[제공=YTN뉴스나이트 방송 화면]

안 씨는 경주시청 팀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 정도의 빵을 먹게 한 행위, 복숭아 1개를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당한 사례, 체중 조절에 실패하면 3일 동안 굶게 한 행동, 슬리퍼로 뺨을 때린 행위 등이 드러나며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안 씨는 최숙현 선수를 비롯한 팀원들에게 상납금을 수시로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도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이 뒤따랐다고 전해진다. 숨진 최숙현 선수는 안 씨가 무면허 의료행위를 통해 선수들에게 16차례에 걸쳐 약 1500만원을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의협은 "의사가 아닌 사람을 팀닥터로 호칭하는 체육계의 관행이 근본적인 잘못이며 이를 그대로 인용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안 씨는 신상이 일부 유출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안 씨는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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