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부동산 시장에 이기는 정부를 바란다

이번 주 청와대에서 정부 출범 이후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온라인 민원을 분석한 내용을 담은 자료가 배포됐다. 청와대 홍보를 위한 단순한 자료로 볼 수도 있지만, 우리 국민의 관심이 어느 분야에 어떻게 쏠려 있는지 알 수 있는 유의미한 자료이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대부분 성인 연령층에서 부동산과 관련한 민원을 주로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30대의 민원에는 아파트 청약, 신혼희망타운 등의 내용이 포함됐고, 40대도 아파트를 주요 현안으로 꼽았다. 50대와 60대 이상은 재개발에 관한 민원을 해결해 달라는 요청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공통으로 접수된 교통 인프라에 관한 민원도 부동산과 무관하지 않은 사안이기도 하다. 

이러한 국민적 관심사를 반영한 것일까.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부동산 정책에 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지난달 23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방침을 밝히고 난 이후부터는 이에 대한 논쟁이 사실상 정치권의 가장 격렬한 주제로 자리 잡고 있다. 특정인의 SNS 계정을 이토록 주의 깊게 살펴본 사례도 처음인 것 같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강한 의지를 담은 만큼 때로는 과감한 발언이 나올 때가 있지만, 중과 유예 조치 종료를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 '저급한 사익 추구 집단'이라고 지적한 것을 비롯해 '망국적 부동산 투기', '수백만 청년의 피눈물' 등의 표현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지점에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해 일부 야당은 대통령의 발언을 '부동산 배급', '좌파식 편 가르기 논법' 등의 표현을 써가며 협박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문제에 대한 접근만큼은 여야를 막론하고 그 심각성에 공감하고, 정권에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권에 상관없이 부동산 현안은 계속해서 난제였기 때문이고, 지금 풀지 못하면 앞으로도 곪아져 갈 것이다. 다소 정제되지 않은 듯한 표현을 문제 삼아 정쟁으로 끌고 가는 것은 공동으로 처한 상황을 벗어나는 것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는 단지 부동산 가격 억제에 그치지 않고 서민을 위한 주거 정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또 다른 야당의 목소리도 반드시 경청해야 한다. 학계, 시민사회의 의견도 마찬가지다.

저출생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 중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원인이 부동산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고,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는 언급을 최대한 오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 속에서 이번 정부만큼은 부동산 시장과의 대전(對戰)에서 꼭 승리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대통령도 SNS를 통해 언급했듯이 소수 기득권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동안 소수 기득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여론이 형성돼 온 것은 과언이 아니며, 이는 이전 정부의 정책이 작동하지 않은 것에 어느 정도 작용했다.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문제는 사실 시장 자체가 아닌 소수 기득권이 촉발한 탓이다. 다른 어떤 의지의 표현이 나올지 모르지만, 방금 올라온 대통령의 한마디로 글을 맺는다. "부동산 투기하며 부당한 기대를 가진 다주택자보다 집값 폭등에 고통받는 국민이 더 배려받아야 한다." 
 
정해훈 정치사회부 차장
정해훈 정치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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