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윤석열 정면충돌…'칼자루'는 이성윤 중앙지검장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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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7-0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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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사이의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두고 결국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총장이 충돌했다. 사실상 윤 총장을 수사지휘 라인에서 배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서 올 초 검찰 고위간부급 인사 때부터 시작된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게 됐다.

2일 추 장관은 “수사가 계속 중인 상황에서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를 통해 성급히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은 진상 규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검언유착' 사건을 다룰 전문수사자문단소집 절차를 중단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또,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립해서 수사할 것과 총장에게 중간 수사보고는 하지말고 최종 결과만 보고하라는 지시도 함께 내렸다. 

이번 조치로 그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윤 총장에게 강력히 요구했던 '특임검사' 수준의 권한이 수사팀에 부여됐다. 윤 총장의 운명을 좌우할 칼자루도 쥐게 됐다.

추 장관이 사실상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 지검장에게 힘이 실렸다. 이 지검장은 윤 총장의 ‘검언유착 사건’ 관련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방침에 끝까지 반대했고 결국 자신의 주장을 관철한 셈이 됐다.

윤 총장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으로 발목이 잡혔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의 수사는 상당한 탄력을 받게 됐다. 전문수사자문단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소환을 거부했던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강제수사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한 검사장이 끝까지 출석을 거부하면 신병확보에 나설 수도 있다. 

수사결과 한 검사장의 혐의가 드러난다면 윤 총장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중앙지검의 수사를 사실상 가로막는 등 무리를 해가며 한 검사장을 비호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검찰총장으로서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게 되는 셈이다

윤 총장의 입지가 흔들리면 흔들릴수록 이 지검장의 영향력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이 지검장이 처음 임명됐을 때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 공개적인 '왕따'와 '이지메'를 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상황인 셈이다. 

과거 문무일 총장 시절 서울중앙지검장을 2년 동안 역임했던 윤 총장 역시 검찰총장을 앞서는 영향력을 가졌었다. 당시 문 총장은 2017년 12월 '연말까지 수사를 끝내라'고 지시했다가 윤 총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의 공개반발에 뜻을 꺾으면서 급속도로 리더십이 무너졌다. 당시 윤 총장은 "수사에 인위적인 시한을 둘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문 총장을 들이받았다.

설령 한 검사장이 혐의를 다소나마 벗는다고 해도 윤 총장의 러더십은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검사 인사권을 상실한데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측근만 감싸고 도는 행태에 거부감을 느낀 검사들이 적지 않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 '신천지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윤 총장이 거부한 것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도 '쓸데없이 대통령과 각을 세워 여론만 불리해졌다'는 지적이 뒤늦게 불거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편 법조계 일부에서는 이번 지휘권 발동이 윤 총장에 대한 사퇴압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 총장이 장관의 지휘를 거부하면 윤 총장은 인사조치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사퇴할 경우 윤 총장을 둘러싼 여러가지 의혹이 폭발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쉽사리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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