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유통업계, 스타트업 투자로 새 먹거리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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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6-2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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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계, 그룹 차원 CVC 설립…'스타트업+유통' 새 먹거리 창출

  • GS홈쇼핑, 스타트업 투자 업계 선도…투자 총액만 3600억원

  • 롯데그룹, CJ그룹도 투자부터 컨설팅까지 신사업 물색 활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통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유통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전도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29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신세계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CVC(기업형 벤처캐피털·Corporate Venture Capital) 자회사를 설립하고 그룹 차원에서 스타트업 투자에 나선다. CVC란 대기업이 벤처 투자(지분 인수)를 위해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금융회사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개발된 기술을 자사 사업에 적용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자본금 규모는 모두 200억원 정도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가 각각 100억원, 60억원, 40억원씩 출자하는 형식이다. 법인명은 미정이다. 인재 영입도 한창이다. 최근 스톤브릿지벤처스 출신의 김기영 전 팀장을 영입했다. 김 전 팀장은 스톤브릿지벤처스에서 주로 정보통신(IT) 기술 기반 기업의 심사를 담당했으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신사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CVC 설립을 통해 유통업과 연계 가능한 스타트업에 투자해 그룹 내 각 사업 부문과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목표다. 처음부터 스타트업을 인수하기보다는 '펀드투자→직접투자→인수합병(M&A)'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산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7월 이마트와 신세계I&C가 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 국내 스타트업 기업인 '인터마인즈'에 공동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터마인즈는 AI를 활용한 동영상·이미지 기술로 무인매장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신세계그룹은 인터마인즈가 유통매장과 미래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 과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타트업이라고 평가했다. 투자금은 이마트 5억원, 신세계I&C 10억원으로, 지분율은 각 5.3%, 10.5%다.

그동안 스타트업 관련 다양한 실험을 해온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새 법인에 사업을 이관하고, CVC를 통한 패션·뷰티 스타트업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7년 10월 사내 벤처팀인 S.I_랩(LAB) 조직을 신설해 브랜드 운영을 해본 경험이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일상 잡화 브랜드 '로우로우(RAWROW)'와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과 신한캐피탈이 조성한 펀드에 10억원을 출자했다. 해당 펀드에 대한 지분율은 9.9%다. 라이프스타일 관련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인 공유 오피스 '스케일업 스페이스' 운영도 같은 맥락이다.

유통 업계에서 스타트업 투자에 가장 앞선 기업은 GS홈쇼핑이다. 핵심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벤처 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투자 기업의 혁신 상품을 GS샵에서 단독으로 팔아주는 형식이다. 기업벤처투자팀에서 직간접 투자를 통해 투자한 전 세계 벤처 기업 수는 현재 600여개로, 투자 총액만 3600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투자 규모를 지속 확대해 왔다면, 올해부터는 그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몇몇 카테고리에서는 핵심 사업과 긴밀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에버콜라겐 등 건기식으로 유명한 '뉴트리', 국내 밀키트(반조리 간편식) 1위 기업 '프레시지', 1020의 마켓컬리로 불리는 '쿠캣' 등이 성공 사례다.

롯데 역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도적으로 설립한 창업 전문 투자회사 '롯데엑셀러레이터'를 통해 벤처기업과 창업자에 대한 투자와 컨설팅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공유주방부터 금융서비스, 육아용품, 중고거래까지 업종과 품목을 가리지 않고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 적극 지원한다. 최근에는 롯데쇼핑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과 함께 스타트업 지원에 나섰다.

CJ그룹도 2000년 설립한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를 모태로 2016년 스타트업 투자 사업으로 발을 넓혔다. 지난달에는 스타트업 상생 오픈 이노베이션 '오벤터스(O!VentUs) 2기'를 모집했다. 우수한 기술력과 사업 모델을 보유한 중소기업·스타트업·연구소를 발굴한다. △AI·빅데이터 △푸드테크 △물류 △미디어·콘텐츠 등 4개 분야, 최종 10개 기업을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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